[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통신 3사가 한 곳을 바라보면 힘들다. 서로 잘하는 부분을 보고 자기 갈 길을 가는 것이 좋은 것 아닌가 싶다."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은 7일 출입 기자단 송년회에 참석해 이 같이 말했다. 최근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추진 과정에서 경쟁사들의 강한 반대에는 경쟁판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로 대신했다.
그는 "경쟁사들 반대를 충분히 이해하지만 통신판이 바뀌어야 한다. 우리도 KT와 KTF 합병 때 반대했지만 그게 결과적으로 좋지 않았다. 이제 서로 잘하는 부분을 보고 자기 갈 길을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장 사장은 "우리는 유선에서 절대 KT를 이길 수 없다. KT의 인프라를 SK텔레콤이 지금 만들겠다고 하면 할 수 없는 일이다. 강점이 서로 다르다. 서로 잘하는 것을 더 열심히 하고 새로운 가능성, 다른 생각에 대해 각자 노력을 하면 그게 투자가 되고 시장이 된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이 구체적으로 M&A에 대해 논의한 시점은 올해 9월이다. 그 이전에는 씨앤앰 인수 역시 내부적으로 검토를 했다. 물론, 조건이 맞지 않았기 때문에 무산이 됐지만 CJ헬로비전 M&A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콘텐츠 전달자로서의 플랫폼 사업자 역할과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 방송사간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졌다는 것이 장 사장 설명이다.
그는 "우리는 좋은 콘텐츠를 소비자에게 전달해주는 역할을 하면 된다. 그리고 CJ E&M이 잘되도록 어떻게 협조할 것인가에 관심이 있다. 서로 요구하는 조건이 갭이 크지 않아 네고를 많이 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장 사장은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이유로 SK브로드밴드의 미디어 사업 강화를 들었다. 사실 자체적으로 봐도 SK브로드밴드의 IPTV 경쟁력이 경쟁사들에 비해 떨어진다는 진단을 내렸다.
장 사장은 "SKB IPTV가 경쟁력이 제일 떨어진다. SKB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다가 투자를 생각했고, 1차적으로 100% 자회사 전환을 했고, (인수합병을통해)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고 빠른 시간내에 자금흐름을 좋게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상지배력 확대 우려에 대해서도 1등은 관심 없다는 말로 대신했다. 3위 사업자 LG유플러스의 반발에 대해서는 "거기도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전처럼 '가난의 대물림' 수준의 LG유흘러스는 아니라는 것이 장 사장 설명이다.
장 사장은 올해 SK텔레콤의 성적과 활동에 대해서는 나름 만족하다는 입장을 내비췄다.
그는 "올해 통신판에서 관행적으로 해왔던 좋지 않았던 모습을 없애려고 노력했다. 해지율은 역대 최저다. 안정된 시장내에서 서비스 경쟁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조건은 마련됐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과거의 실패 사례, 미래에 대한 불투명은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숙제였다.
장 사장은 "과거 주도적으로 싸이월드를 했지만 페이스북 등에 밀려 결국 생존하지 못하는 아픔이 있었다. 비즈니스 영역에서 먼저 치고나가는 것에 어려움도 있다. 하지만 고객과 국가경제 생태계와 같이 갈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실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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