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놓고 방송통신 시장이 시끄럽다. 처음 있는 이종 플랫폼간 결합이라는 측면에서 인수합병 당위성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과거 방송통신융합이라는 거대한 산업의 변화 흐름에 정부의 정책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과거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융추위)가 구성돼 각고의 노력 끝에 IPTV가 등장할 수 있었다. IPTV 등장과 함께 정보통신부가 해체되고 방송통신위원회가 등장, 본격적인 방송통신 융합시대를 열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방통위는 수년간 방송통신 융합의 성과로 IPTV 등장, IPTV 가입자 수 증가만을 꼽을 뿐 향후 나타날 콘텐츠, 플랫폼, 결합상품 등과 관련해 사실상 무방비 상태였다.
당장 이번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놓고 나타나는 잡음, 갈등 등과 관련해 장기적 정책방안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케이블TV 방송사인 C&M 매각이 수년전부터 예고돼왔지만 이종 플랫폼간 결합에 대한 방향과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준비는 부족했다는 평가다.
가입자당 100만원이 넘는 C&M을 인수하는 기업이 '승자의 저주'에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가 가입자당 50만원도 안되는 가격에 케이블TV 업계 1위가 이동통신 1위에 넘어가게 되는 순간이 오면서 시장에 일대혼란이 벌어진 것이다.
또한 플랫폼간 균형 발전을 얘기하면서 동일서비스인 IPTV는 오랜 기간 동안 특별법에 기대 고속성장했고 반대로 케이블TV의 위기는 그만큼 빨라질 수 밖에 없었다. IPTV 안착에만 신경썼을 뿐 거대자본 통신사의 방송진입이 방송생태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전망과 대비는 부족했던 셈이다.
지난 4일 언론학회 주관으로 열린 관련 세미나에서 강혜란 한국여성민우회 정책위원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IPTV법이 특별법이 되는 순간 부터 예고됐던 것"이라며 "통신의 구조적 한계가 방송을 끼워팔게 되고 결합상품과 관련된 불공정한 환경들을 방치하면서 결국은 통신이 방송을 흡수하게 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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