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사물인터넷(IoT) 기기의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일까. 크기? 편의성? 전력관리? 아니다. IoT기기의 첫째 덕목은 바로 연결성이다. IoT는 말 그대로 네트워크로 연결된 사물(internet of things)을 지칭하는 단어. 연결이 돼야 정보의 공유와 활용이 가능하다. 연결의 방법은 여러 가지다. 유선이 될 수도 무선이 될 수도 있다.
무선도 다양한 기술이 있다. ▲이동통신 ▲무선랜(WiFi, 와이파이) ▲블루투스 ▲근거리무선통신(NFC)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들어선 지웨이브(Z-Wave)가 부상하고 있다. 지웨이브는 30미터 범위에서 통신이 가능하다.
“지웨이브는 다른 기술에 비해 좋은 주파수 대역(900MHz대)을 씁니다. 혼선이 적고 전파 투과성이 좋지요. 소비전력까지 낮아 홈IoT 기술로는 정말 최적의 기술입니다.”
그립 정연규 대표<사진>의 설명. 그립은 LG유플러스와 함께 국내 처음으로 지웨이브를 상용화했다. 아시아에서도 최초다. 칸막이가 많은 집이라는 공간에서 활용하기엔 무선랜이나 지그비에 비해 지웨이브가 유리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LG유플러스의 홈IoT는 그립이 만든 지웨이브 지원 IoT허브를 설치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립은 LG유플러스의 홈IoT서비스 중 ‘가스락’도 공급하고 있다. 가스락은 스마트폰을 통해 가스 밸브 차단 유무를 확인하고 제어할 수 있는 기기다.
지웨이브는 국내 다른 통신사도 주목하고 있었다. 그립은 왜 LG유플러스와 손을 잡았을까.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정말로 바라는 것은 ‘신뢰’입니다. LG유플러스는 이 부분이 다른 대기업과 달랐습니다. 지웨이브 기술의 경우 LG유플러스는 바로 지웨이브 이사회에 가입하는 등 결단력이 빨랐습니다. 지속적인 개발 지원을 하는 점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1회성 프로젝트로 제품을 구매해주는 것이 아니라 신뢰와 지속성이 보였다고 할까요.”
IoT 통신기술은 ‘오리배의 페달’과 같다. 오리배는 쉴 새 없이 페달을 밟아야 원하는 방향으로 나간다. 물 밑에서 발이 얼마나 바쁘게 움직이는지와 관계없이 오리배는 낭만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소비자 입장에선 통신기술은 중요치 않다. 편하게 저렴한 가격으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출시한 IoT플랫폼은 완성형이 아니다. 연결만 해도 지웨이브뿐 아니라 무선랜과 지그비 등이 주된 연결수단으로 경쟁 중이다. 얼마나 많은 제품과 서비스가 그 기술을 지원하는지가 관건이다. 생태계 경쟁은 진행형이다. 생태계는 결국 한 곳으로 수렴되기 마련이다. 그립의 성공은 1차적으로 LG유플러스가 홈IoT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지에 달렸다. LG유플러스의 홈IoT서비스는 출시 4개월 만에 가입자 5만1000명을 돌파했다. LG유플러스를 통해 밑바탕을 마련하면 그 뒤는 해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