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LG전자가 이달 들어 국내 휴대폰 점유율 3위로 떨어졌다. 애플 ‘아이폰6S’와 ‘아이폰6S플러스’에 밀렸다. 점유율 경쟁의 핵심인 중저가폰도 삼성전자에 힘이 부친다. 점유율 회복을 위해선 가격인하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가격을 내리면 실적이 나빠진다. LG전자는 ‘넥서스5X’와 중저가폰 신제품으로 위기를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신제품 시판 이후 국내 휴대폰 제조사 점유율이 요동을 치고 있다. 애플과 LG전자의 순위가 바뀌었다. 11월 LG전자 점유율은 10% 중반대. 애플의 점유율은 20% 중반대다. LG전자와 애플의 격차는 10%포인트 내외다. 애플은 지난 10월23일 국내에 아이폰6S와 아이폰6S플러스를 내놨다. 신제품 시판 전 3분기 애플의 점유율은 한자리수대 후반. LG전자는 10%후반대를 기록 중이었다.
국내 휴대폰 시장 규모는 월 150만대 전후다. 작년 10월 단말기유통법 시행 후 국내 시장도 세계 시장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프리미엄폰 등 고가폰은 수익을, 중저가폰은 점유율을 책임지는 구조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양쪽을 모두, 애플은 고가폰 위주 제품군을 판매 중이다.
LG전자의 부진은 고가폰도 중저가폰도 히트작이 없다는 점이 크다. 11월 들어 LG전자 휴대폰 중 일평균 1000대 이상 팔리고 있는 제품은 ‘클래스’와 ‘V10’뿐이다. 클래스는 지난 9월 선보인 중저가폰이다. V10은 10월 등판한 고가폰이다. 클래스와 V10은 각각 하루 1700대와 1500대 가량이 나가고 있다. 이외엔 ‘G4’가 1000대 안팎이다. 나머지 제품은 민망한 수준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중저가폰만 5종을 1일 1000대 이상 팔고 있다. ‘갤럭시J5’를 필두로 갤럭시그랜드맥스 ▲갤럭시A5 ▲갤럭시A7 ▲갤럭시A8 등이 인기다. 갤럭시J5는 3000대 이상으로 집계돼 갤럭시그랜드맥스와 위치를 교환했다. ‘갤럭시노트5’와 ‘갤럭시S6’ 등 고가폰은 고가폰대로 일개통 5위권 안에서 순항 중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중저가폰 ‘갤럭시J7’을 신규 투입할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넥서스5X를 앞세워 보급형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가격 인하 등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 대신 중저가폰 신제품 출시를 통신사와 협의 중이다. 특정 통신사 전용으로 제공할지 통신 3사 전부에 공급할지 등을 논의하고 있다.
기존 제품 가격인하보다 신제품 투입으로 가는 이유는 실적악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조사는 통신사에 제품을 공급하는 순간 매출이 발생한다. 공급한 제품의 팔리는 속도는 추가 매출과 관련된 영역이다. 가격인하는 기존에 통신사에 납품한 제품에 대한 것. 매출은 없는데 비용이 발생한다. 이 비용은 제조사가 통신사에 물어주는 돈이다. 제조사는 출고가를 내리면 통신사가 이전 가격에 산 물량에 대한 재고보상금을 지급한다. 더 싼 제품이어도 신제품을 넣는 것이 낫다. LG전자는 지난 3분기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MC)사업본부가 적자전환했다.
한편 LG전자의 승부수가 통할지는 미지수다. 신제품은 양날의 검이다. 잘 나가면 문제가 없지만 잘 나가지 않으면 그만큼 재고가 늘어난다. 내년 신규 매출 발생 여지가 줄어드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