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의 인터넷전문은행 인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금융IT업계에선 인터넷전문은행을 실체화할 IT시스템 구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 시스템은 인터넷전문은행 뿐만 아니라 일반 은행은 물론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디지털금융>은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준비하고 있는 3개 컨소시엄의 시스템 구축 전략과 향후 은행권 시스템 구축 시장 영향을 알아본다. <편집자>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 선정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인터넷전문은행은 현재 3개 컨소시엄에서 예비인가 신청서를 제출해 금융감독원에서 심사 중이며, 오는 12월에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이 앞서 발표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주요 평가 항목 및 배점분표를 보면, 1000점 만점을 기준으로 사업계획 700점, 자본금 규모 100점, 주주구성계획 100점, 인력·영업시설·전산체계 및 물적 설비에 100점을 각각 배정했다. 이에 따라 각 컨소시엄들은 혁신성을 부각시키는 데 방점을 찍고 사업계획을 제출했다.
하지만 대부분 빅데이터, O2O, 중금리 대출 등 예상 가능한 범위 내에서 사업계획을 낸 것으로 보여 혁신성에서 얼마나 차별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이러한 혁신성에 대한 평가는 금융 당국의 자의적인 판단에 결정된다.
이같은 혁신성에 대한 부분과는 별개로, IT업계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정상적인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 시장을 놓고 다양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IT인프라부문은 금융당국의 이번 평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는 않다. 총점 1000점 중 인력·영업시설·전산체계 및 물적 설비에 배정된 점수는 100점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계정계와 정보계시스템을 기본으로하는 IT인프라 구성 자체는 일반 금융회사의 그것과 크게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따라 인터넷전문은행을 지원하기위한 시스템 구축 및 운영 전략이 은행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IT 구축 시장, 아직은 불확실 = 한편 인터넷전문은행의 기간시스템을 구축하기위한 이른바 '인터넷전문은행 시스템 구축 플랫폼' 시장을 두고 경쟁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이미 카카오뱅크, K뱅크, I뱅크 모두 독자적인 IT시스템 구축에 대한 방향성을 나름대로 정리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오래전부터 비교적 치밀하게 SK, LG CNS 등 인터넷 전문은행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는 IT서비스업체들이 예상대로 시스템 구축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할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다만 1개, 혹은 2개의 컨소시엄이 인터넷 전문은행 시범인가를 받은 후 은행법 및 은산분리 개정 등을 통해 다수의 인터넷 전문은행 인가를 내준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방침인 만큼 시스템 구축 시장 자체는 아직도 성장의 가능성이 남아있는 셈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금융권 IT 전반에 혁신 자극= 또 다른 관심사는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이 기존 은행권 시스템 구축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금융IT업계에서는 인터넷 전문은행으로 은행권에 클라우드와 비대면채널 거래 등 다양한 IT 신기술이 대거 접목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자연히 기존 금융권의 채널 시스템 전략에도 큰 변화를 주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최근 금융권에서 홍채, 안면 등 보다 진화된 생체인증을 중심으로 한 혁신적인 보안수단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은 이같은 변화를 반증한다.
SK 문용준 부장은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은 동일한 금융서비스로 경쟁이 불가하므로 인터넷전문은행에 맞는 플랫폼 생태계를 구성하여 성장해야 한다”며 “시중은행은 기존 비대해진 영업점 체계를 디지털화해 조직을 스몰화하고 외국계 은행들과 은행서비스 경쟁체계를 구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정KPMG 조갑래 상무는 “인터넷은행은 시간과 공간적 제약을 최소화한 거래 편의성을 강점으로 기존 은행과 차별화를 꾀할 것으로 판단되므로, 기존 은행권 시스템도 비대면채널 시스템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시스템)의 강화를 통해 인터넷은행과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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