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최근 일어나고 있는 플래시 메모리 시장의 경쟁 구도 재편 움직임에 대해 우려감을 나타냈다.
김준호 SK하이닉스 코퍼레이트센터장(사장)은 22일 오전 3분기 실적발표 직후 열린 컨퍼런스 콜에서 “반도체 업계의 인수합병(M&A) 가속, 메모리 칩 시장의 경쟁 구도 재편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SK하이닉스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많은 것 역시 잘 안다”고 말했다.
이날 웨스턴디지털은 190억달러에 샌디스크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샌디스크는 도시바와 낸드플래시 합장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업체다. 이에 앞서 중국 칭화유니그룹은 자회사 유니스플렌더를 통해 웨스턴디지털의 지분 15%를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선 중국 자본이 웨스턴디지털을 통해 샌디스크의 메모리 기술을 우회 확보한 것이라는 평가를 내 놨다.
인텔의 신규 투자 발표도 SK하이닉스에게는 악재다. 인텔은 20일(현지시각) 55억달러를 투자해 중국 다롄에 위치한 시스템반도체 공장을 메모리 공장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공장에선 내년 하반기 3D 낸드플래시가 양산된다. 그간 인텔은 마이크론과의 합작사 IM플래시테크놀로지(IMFT)를 통해 낸드플래시 칩을 공급받아왔다. 인텔은 1985년 D램 사업을 포기한 이후 메모리 분야에선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었다. 말하자면 30년 만에 다시 메모리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것이다.
김 사장은 “이러한 경쟁구도 변화가 회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 면밀하게 관찰하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3D 낸드플래시를 성공적으로 양산해 메모리 선도 기업으로서 위상을 강화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시장의 후발주자였으나 3D 제품의 성공적 양산을 발판으로 선도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이러한 측면에서 업계의 재편은 위기인 동시에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이천 신규 공장인 M14에서 3D 낸드플래시를 양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회사 측은 “기본은 청주 공장의 2D 낸드 생산을 3D로 전환하는 것인데, 수요가 많을 경우 M14 공장의 윗층 라인에서 3D 낸드가 생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M14와 같은 신규 공장 건설 프로젝트가 없기 때문에 시설투자액은 올해보다 소폭 줄어들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회사 측은 “3D 낸드플래시의 수요, 양산 규모에 따라 시설투자액 규모에 변동성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즉, 내년 SK하이닉스의 시설투자는 3D 낸드플래시 분야에 집중될 것이라는 의미다.
<한주엽 기자>powerusr@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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