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습도 센서 통해 쾌적 온도 계산…에너지효율↑
[디지털데일리 이민형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습도 조절 알고리즘’을 내세워 북미 시스템에어컨 시장 공략에 나선다. 습도 조절 알고리즘은 북미 시장 강자인 다이킨(Daikin), 미츠비시(Mitsubishi)를 넘어서기 위한 ‘신무기’다. 고효율 인버터 스크롤 컴프레서과 좁은 설치면적은 이제 기본이다.
에너지효율은 시스템에어컨 업체들의 영원한 숙제다. 북미 시스템에어컨 시장이 중앙공조방식에서 냉매유량가변형시스템(VRF, 개별공조방식)으로 이동하고 있는 이유도 에너지효율 때문이다. 에너지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람이 쾌적하게 느낄 수 있는 온도를 제어하는 것이 필요하다. 너무 춥거나 더워서 에어컨 운전량을 변경하는 것 자체가 에너지효율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에너지효율 향상의 연장선으로 습도 조절 기능이 필요하다. 쾌적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온도 뿐만 아니라 습도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실내 온도가 조금 높더라도 적정한 습도가 유지되면 불쾌감은 느껴지지 않는다. 지금까지 시스템에어컨은 실내기가 여러 장소에 분산돼 있다는 특성으로 습도 조절 알고리즘을 적용하기 쉽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쾌적 제어 알고리즘(Comfort Control Method)’를 개발해 자사 시스템에어컨 DVM S에 적용하고 습도 센서도 부착했다. 이 알고리즘은 실내 온·습도 센서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쾌적 온도를 계산, 유지해준다. 쾌적 온도는 미국공조냉동공학회(ASHRAE)에서 정의한 영역으로 온도 25~28℃, 습도 30~60%를 뜻한다. 즉, 실내온도가 너무 낮거나 습도가 낮은 경우 공조기 운전을 최소화해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방지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LG전자의 시스템에어컨 ‘멀티브이 슈퍼(Multi V Super)’는 실내기와 실외기에 각각 온·습도 센서를 달았다. 실내의 온도와 습도를 감지하고 습도별 적정온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외기 운전을 자동 조절한다. 습도 감지 기능은 습도 변화가 많고 에어컨을 많이 가동하는 기간에 실외기 운전을 최소화하도록 돕는다. 이 역시 습도 조절 알고리즘으로 동작한다.
시스템에어컨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후발주자다. 대형 공조기에 대한 기술투자가 다이킨, 미츠비시보다 늦었다. 대신 인버터 스크롤 컴프레서와 같은 압축기술에 집중해 선두업체와의 격차를 따라잡고 있다. 이번에 양사가 적용한 습도 조절 알고리즘도 선제적인 기술이다. 인버터 스크롤 컴프레서와 연계돼 최적의 에너지효율을 낸다.
이외에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실외기 내부 설계를 최적화해 유리터리 대비 크기도 대폭 줄였다. 작은 크기는 한정된 공간에 보다 많은 실외기를 설치할 수 있어 유리하다.
북미 시장은 시스템에어컨 업체라면 반드시 넘어서야 할 산이다. 시장 규모가 가장 커서 시스템에어컨의 테스트베드로 활용되고 있어서다. 국산 시스템에어컨이 일본이 쥐고 있는 북미 시스템에어컨 시장을 탈환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한편 영국 시장조사업체 BSRIA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에어컨 시장 규모는 약 83조원에 달하며 이중 절반이 시스템에어컨이다.
<이민형 기자>kik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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