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내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분야와 같은 신규 사업 규모를 주력 매출원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개인적 목표입니다.”
권명숙 인텔코리아 대표(사장)는 6일 오후 여의도 사옥에서 기자들과 가진 공식 인터뷰 자리에서 이 같이 말했다. 권 사장이 말한 주력 매출원은 PC 프로세서 사업을 의미한다. 인텔코리아는 본사로부터 PC 프로세서를 받아 삼성전자와 LG전자에 공급하는 것이 주력 사업이었다. 프로세서를 팔아서 발생한 매출 가운데 일정 비율의 중계 수수료로 떼 수익을 남겼다. 이 사업은 최근 정체 혹은 역성장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2~3년 사이 삼성전자가 PC 사업을 대폭 축소했기 때문이다. 물론 PC 프로세서 사업의 정체는 비단 한국 법인에만 국한된 얘기는 아니다. PC 시장의 역성장 움직임은 세계적 현상이다. 인텔 미국 본사는 이 같은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IoT와 클라우드 분야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본사 실적을 보면 PC 프로세서 사업은 부진, 데이터센터 사업은 호조, IoT 등 신사업 부문은 성장세다. 지난 1분기 기준 인텔 사업부 가운데 가장 많은 이익을 남긴 곳은 클라우드 인프라 혹은 서버용 칩을 다루는 데이터센터그룹이었다.
‘개인적 목표’라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권 사장의 ‘신규사업 육성’ 목표를 쉽게 흘려들을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본사와 마찬가지로 클라우드 분야의 이익 비중을 높이겠다는 의미다. 그는 인터뷰 중 ‘제 2의 도약’이란 말을 수시로 꺼냈다. 권 사장은 “신규 사업은 IoT와 클라우드 분야가 될 것”이라며 “클라우드의 경우 네트워크 인프라 쪽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해 인텔코리아의 제 2의 도약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클라우드 분야는 새로운 변혁기를 맞이하고 있다. 과거에는 서버, 네트워크, 스토리지 장비의 경계가 나누어져 있었으나 최근에는 일반 서버와 소프트웨어를 통해 각각의 장비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이른바 ‘소프트웨어정의 인프라’가 뜨고 있는 것. 네트워크 장비 분야의 시스코나 스토리지 분야의 EMC가 독자 칩, 독자 장비로 관련 시장을 이끌어왔으나, 이제는 서버와 소프트웨어만 있으면 이들 장비의 기능을 그대로 구현할 수 있다. 인텔로서는 클라우드 분야에서 신 시장이 열린 셈이다. 권 사장은 “취임 이후 이 같은 큰 그림에 부합하도록 조직 구성도 일부 개편을 했다”고 말했다. IoT 분야는 한국의 중소, 중견 기업을 적극 지원할 것으로 보이다. 인텔은 마케팅 능력이 부족한 유망 중소 기업을 세계 무대에 데뷔시켜주는 활동도 수행해오고 있다.
권명숙 사장은 1964년생으로 연세대를 졸업했다. 1988년 인텔코리아에 입사해 24년간 영업 및 마케팅 분야 주요 직무를 수행했다. 2011년 삼성SDI로 이직, 소형전지마케팅 상무직을 역임하다 지난 3월 인텔코리아로 복귀했다. 인텔코리아의 수장으로 여성 사장이 선임된 것은 1990년 법인 설립 후 이번이 처음이다. 권 사장의 본사 직급은 부사장이다. 기존 인텔코리아 대표직의 본사 직급은 이사였다. 권 사장은 “인텔코리아의 위상이 격상되면서 한국에서 대부분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됐다”며 “IoT, 클라우드 분야의 발 빠른 대응으로 인텔코리아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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