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황창규 KT 회장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겠다고 선언했다. 스마트에너지, 사물인터넷(IoT), 보안 등 미래성장사업에 2020년까지 1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23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오랜만에 언론 앞에 선 황창규 회장은 당당했다.
황 회장은 부임 후 1년 8개월 동안의 과정을 ‘금석위개(金石爲開)’로 표현했다. 절박한 마음으로 화살을 쏘니 단단한 바위를 뚫었던 것처럼 회사를 살리겠다는 임직원들의 절박한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황 회장은 그동안 직원들이 잃어버렸던 자신감, 1등 DNA를 찾은 것을 큰 소득으로 꼽았다. 상반기 이동통신 순증 가입자 1위, 가입자당매출의 지속적인 확대, 전년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이익률 등이 성과로 지목됐다.
올레KT지고 기가KT 뜨고
황 회장의 절박한 마음은 이석채 전 회장의 전횡(專橫)으로부터 시작됐다. 부임하자마자 무궁화위성 매각에 개인정보유출 등으로 머리를 숙여야 했다. LTE 실기에 따른 무선사업 부진 등으로 배당조차 포기해야 할 지경이었다.
고개를 숙인지 1년 반. 반환점을 돈 황 회장은 이석채 전 회장 지우기에 성공했다. 이석채 전 회장의 올레KT는 뒤켠으로 밀려났다. 황 회장의 KT는 기가KT다. 이석채 전 회장이 가장 공을 들였던 가상재화를 비롯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의 협력을 통해 일본기업 유치 목적의 김해 데이터센터 등은 과거와는 다른 형태와 목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여전히 디지털콘텐츠, IDC 등은 KT의 핵심 사업이지만 이석채 전 회장과는 다른 접근 방식이다. 심지어 많은 기자들도 자취를 감춘 가상재화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는다.
황 회장은 직접적으로 전임 회장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중간 중간 본인이 없었던 시절보다 좋아지고 있다는 말로 전임 회장과의 차별점을 피력했다. 황 회장은 “내가 오기전에는 무선이 베스트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황 회장은 “기가LTE 기술 뿐 아니라 요금제, 서비스, 현장에서의 고객 응대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자평했다.
불투명할 수 밖에 없는 KT 미래…3년마다 리셋?
그리고 황 회장은 이날 거대 담론을 제시했다. 4차 산업혁명을 KT가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임기 반환점을 돈 황 회장은 2020년까지 13조 투자, 융합매출 5조, 글로벌 2조 달성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단기적으로는 5대 융합사업에서 2017년까지 2조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에너지 산업도 유망하고 무인자동차 등 다양한 방면에서 KT의 역할이 있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문제는 2017년, 2020년이다. 황 회장의 임기는 2017년 3월까지다. 연임 가능성도 있지만 연임을 시도했던 전임 회장들은 모두 끝이 좋지 않았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KT CEO자리는 정권의 전리품이었다. 정권이 여에서 야로, 야에서 여로 바뀌던 간에 논공행상에서 KT 회장 자리는 늘 거론된 것이 현실이다.
KT의 가장 큰 문제는 경영의 연속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점이다.
과거 이석채 전 회장은 2015년까지 그룹사 매출 40조 달성을 제시했다. 지난해 KT 매출은 23조4000억원, 올해 상반기 매출은 10조원8300억원으로 작년보다 축소됐다. 올해 2분기 그룹사 매출은 1조2342억원. 하반기 아무리 열심히 뛰어도 10조 이상이 빌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이 전 회장이 제시한 목표는 물론이고, 투자계획 역시 그의 퇴진과 함께 사라졌다.
반환점을 돈 황창규 회장은 불투명한 KT의 경영구조를 바꿀 수 있을까? 다른 대기업의 오너리스크는 오너의 존재 때문에 발생하지만 KT는 오너의 부재로부터 리스크가 시작된다. 오너가 없는 KT는 3년간 CEO가 모든 권한을 갖게 되지만 임기가 끝나면 끝이다. 3년마다 거대한 조직이 리셋된다. 과연 황창규 회장의 2020 전략은 현실화 될 수 있을까?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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