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사물인터넷(IoT) 주도권을 둘러싼 업계간 전쟁이 막이 올랐다. 그동안은 누구나 자신이 최고라고 주장했다면 이젠 서로의 사업화 모델을 소비자에게 심판을 단계에 접어들었다. IoT라는 것이 아직 소비자에게 생소한 점을 감안하면 쉽게 갈릴 승부는 아니다.
3일(현지시각) 오는 4일부터 9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진행하는 ‘국제가전박람회(IFA)2015’를 앞두고 업체간 경쟁이 막이 올랐다. 이번 IFA2015는 IoT가 화두다. 한국의 대표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 대표 통신사인 SK텔레콤도 IoT를 들고 IFA2015를 찾았다.
삼성전자는 이날 프레스 컨퍼런스와 언론 대상 전시관 공개행사를 가졌다. LG전자도 전시관을 개방했다. SK텔레콤은 행사를 열진 않았지만 보도자료를 통해 전시 내용을 소개했다.
IoT는 모든 기기와 환경이 인터넷에 접속된다는 뜻. 즉 인터넷으로 이들 모두를 확인하고 제어할 수 있다. 살펴보고 조종하는 기기는 스마트폰이 대세다. 얼마나 많은 것을 편하게 활용할 수 있는지가 경쟁력이다. 내로라하는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는 업종을 막론하고 IoT의 주도권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의 접근법을 보면 업종에 따라 미묘하게 전략이 갈린다. 돈을 버는 방법의 차이 탓이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의 사례는 향후 제조사와 통신사 경쟁이 어떻게 진행될지 예측할 수 있는 잣대다. 삼성전자는 세계 1위 휴대폰과 TV 제조사다. 생활가전도 선두권이다. SK텔레콤은 전 세계 통신사 중 통신 이후에 대한 고민에서 앞서가고 있는 통신사 중 하나다. IoT를 대중화 시킬 만큼 네트워크가 발달한 나라도 한국이 거의 유일하다.
IoT를 제대로 소비자에게 소구하려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진 제품과 여러 제품을 하나로 묶는 허브 그리고 허브를 통제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이 필요하다. 소비자는 스마트폰을 쓰고 있어야 한다.
삼성전자는 기본적으로 자사 제품군이 담아내지 못하는 분야 협력을 늘리고 있다. 자동차 업체와 업체 등 삼성전자가 제공치 못하거나 제공할 계획이 없는 분야 제품군 확대다. SK텔레콤은 들어오는 제조사 나가는 제조사를 막지 않는다. 대신 SK텔레콤의 앱으로 조작할 수 있어야 한다. 삼성전자는 구매자 SK텔레콤은 가입자 잠금(lock-in, 락인)효과와 증대를 노리는 셈이다.
제조사는 어떤 통신사를 쓰든 상관없다. 통신사는 어떤 제품을 쓰든 상관없다. 돈을 벌려면 제조사는 제품을 팔아야 하고 통신사는 서비스를 팔아야 한다. 결국 제조사는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이 통신사는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는 사람이 타깃이다. 타깃이 다르니 전략도 달라진다.
단기적으로는 양사는 적은 아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같은 길을 가기 쉽지 않은 파트너다. 한국에서만 겨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만 보면 서로가 힘을 모으지 않으면 아쉽다. 50% 가까운 이동통신가입자가 삼성전자 IoT에 접근하지 못하는 것이고 국내 시장 1위 제조사 제품을 SK텔레콤 가입자가 못 쓴다. 반면 양사가 손을 잡고 배타적으로 나오면 시장 지배는 순식간이다.
대신 해외는 다르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미국에선 미국 통신사 중국에선 중국 통신사와 손을 잡으면 된다. SK텔레콤 입장에선 플랫폼 사업자 도약을 위해 삼성전자의 통신 파트너가 아닌 플랫폼 공급자 또는 최소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협력자가 돼야 해외서도 목소리를 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