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유료방송 업계와 지상파 방송사간 갈등이 심상치 않다.
그동안 IPTV와 케이블TV간 경쟁 심화로 유료방송사에 대한 지상파 방송사들의 콘텐츠 가격 협상은 나름의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반복된 가격인상 요구에 유료방송 업계 전체의 피로도도 높아졌다. 실시간 방송은 어쩔 수 없이 요구를 수용했지만 주문형비디오(VoD) 가격인상 요구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지상파 방송사들과 유료방송사간 콘텐츠 대가와 관련한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 특히, 최근 논의되고 있는 SVoD 협상의 경우 해법이 보이지 않고 있다. 모바일IPTV에서 지상파방송 서비스 중단에 이어 SVoD 서비스 중단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SVoD는 일정기간이 지나면 무료로 시청할 수 있는 콘텐츠를 의미한다. 현재 무료로 시청할 수 있는 홀드백 기간은 3주다. 그동안 유료방송과 지상파는 연간 방식으로 SVoD 계약을 체결했다.
갈등은 MBC가 연간 계약에서 가입자당 계약으로 바꾸겠다는 공문을 보내면서부터 시작됐다. MBC는 1주일 지난 콘텐츠는 560원, 2주 280원, 3주 140원, 4주 지난 콘텐츠는 76원을 받겠다는 방침이다.
무료 홀드백 기간인 3주를 적용할 경우 유료방송사들은 지상파 방송사들에게 수백억원의 비용을 더 지불해야 한다. 아날로그 가입자들의 디지털 방송 가입에 따라 지상파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그동안 콘텐츠 대가가 비정상적으로 낮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MBC 관계자는 “가입자당 월 560원으로 1주일 지난 MBC의 모든 콘텐츠를 자유롭게 볼 수 있다”며 “결코 공급가격이 높은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SVoD는 원래 일정한 비용을 지불하고 VoD를 무제한으로 이용하는 것”이라며 “CPS 전환은 원래의 가입자 기반 서비스 정의에 부합하는 합리적 요구”라고 덧붙였다.
반면, 유료방송 업계는 유료방송 플랫폼이 창출한 VoD 시장임을 감안하면 지상파 방송사들의 요구가 너무 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5월 인기 프로그램의 VoD를 1000원에서 1500원으로 올렸고, 모바일IPTV의 경우 1900원에서 3900원으로 인상했다. 모바일의 경우 협상결렬로 더 이상 모바일IPTV에서 지상파 방송은 시청할 수 없다. 여기에 SVoD 가격인상 요구가 이어지면서 유료방송의 인내심도 한계에 달했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VoD라는 새로운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지상파 방송사도 기존에 없던 수익이 발생한 것 아니냐”며 “유료방송 플랫폼이 지상파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생각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더 많은 것을 가져가려고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유료방송사 관계자도 “어떤 기준으로 그러한 대가가 산출됐는지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했다”며 “가격을 올리면 단기적으로 이익일지 모르지만 시청자들의 이탈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IPTV와 케이블TV간 경쟁심화로 지상파 방송사의 가격협상이 성공을 거두었다. 경쟁환경을 감안할 때 1개 사업자가 계약을 체결할 경우 가입자 이탈을 우려해 다른 유료방송사들도 계약할 수 밖에 없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다르다. 실시간 방송은 어쩔 수 없었지만 SVoD는 포기할 수도 있다는 입장도 감지되고 있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MBC의 요구는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과도한 수준”이라며 “특정 방송사의 SVoD를 서비스 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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