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아마도 방송통신 시장에서 갑(甲) 중의 갑(甲)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상파 방송사들의 무리한 요금인상, 자사 편향적 정책이 도마에 올랐다. 방송사도 기업이다. 당연히 자사의 이익에 초점을 맞춰야 하지만 전체 산업, 생태계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불만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최근 지상파 방송사는 통신, 방송업계에서 ‘공공의 적’ 취급을 받고 있다.
방송시장에서는 유료방송사들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모바일IPTV, 실시간 방송 재송신대가, 여기에 주문형비디오(VOD) 대가까지 모든 유료방송사가 지상파 방송사들과 콘텐츠 유형에 따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협상은 지상파 방송사들의 가격인상 공문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일방적인데다 가격인상폭이 업계가 수용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것이 유료방송사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달부터 모바일IPTV에서는 지상파 방송을 시청할 수 없다. 콘텐츠연합플랫폼(CAP)이 콘텐츠 공급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CAP는 콘텐츠 공급대가를 가입자당 1900원에서 3900원으로 올려줄 것을 요구했지만 IPTV 사업자들은 수용하지 않았다.
IPTV 업계 관계자는 “가격인상이 두 배”라며 “지상파 방송이 킬러콘텐츠지만 수용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서비스 중단 배경을 설명했다.
모바일TV 외에 실시간 방송, VOD 모두 협상은 제자리걸음이다. 상황은 비슷하다. 지상파 방송의 요구가 도를 넘었다는 것이다. 실시간 방송의 경우 각 지상파 방송이 유료방송 가입자당 280원을 받아간다. 지상파 방송은 이를 400원 이상으로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280원만 해도 유료방송은 불만이 많다. 400원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IPTV, 케이블TV의 공통된 입장이다.
VOD 가격인상도 속속 진행되고 있다. 이미 지상파 방송사는 각 사 당 인기 프로그램 5개에 대해서는 VOD 가격을 1000원에서 1500원으로 인상했다. 또한 지상파는 본방송 3주가 지나면 무료로 시청하던 콘텐츠에 대해서도 돈을 받겠다는 입장이다. MBC는 관련 공문을 유료방송사에 보냈다. 지상파는 홀드백 기간에 따라 가격을 매겼다. 홀드백 1주일 콘텐츠(프리미엄)는 560원, 2주(고급) 지나면 280원, 3주(중급) 140원, 4주(보급) 지난 상품은 76원의 가격을 산정했다.
지상파 방송은 통신시장에서도 절대 갑(甲)으로 통한다.
지상파 방송의 디지털전환 이후 유휴대역이 된 700MHz 주파수에 대한 용도 논의도 주도하고 있다. 특히, 700MHz 주파수는 전세계적으로 이동통신용으로 할당하는 분위기지만 지상파UHD 용도로 사용해야 한다는 지상파 방송사들 주장에 다른 나라와는 동떨어진 주파수 정책을 내려야 할 판이다.
그동안 논의는 계속돼왔지만 최근 논의는 국회가 앞장서 정부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수년간 찬반양론이 있었지만 국회는 일방적으로 지상파편만 들고 있다. 결국 정부는 지상파 방송에도 4개채널(24MHz폭)의 주파를 할당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지상파와 정부는 재난통신망용도를 제외한 나머지 전체를 내놓으라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데이터트래픽 급증은 다른 주파수 대역에서 해결하면 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그렇게 해외, 선진국 사례를 좋아하면서 왜 주파수 정책에는 일방적인지 모르겠다. 방송에도 필요하다는 주장은 그렇다 해도 왜 지상파 편만 드는 국회의원들로 주파수소위를 구성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국회의 일방적인 지상파 편들기를 비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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