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는 반도체 기업 아바고테크놀로지스가 미국 통신 반도체 업체인 브로드컴을 370억달러(약 41조원)에 인수키로 합의했다고 28일(미국 현지시각) 밝혔다.
지난 3월 NXP는 프리스케일을 167억달러(약 18조원)에 인수합병(M&A)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아바고와 브로드컴의 딜은 이보다 2배 이상 큰 규모다. 아바고는 이번 인수를 위해 현금 170억달러 및 200억달러 상당의 주식을 브로드컴 주주들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합병 후 존속 법인 명칭은 브로드컴을 사용한다. 합병 법인의 가치는 770억달러, 연간 매출은 15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인수를 통해 7억5000만달러의 비용절감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거래는 내년 3월 말에 완료될 예정이다. 아바고의 최고경영자(CEO)인 혹 탄이 합병 법인을 이끌게 됐다.
1961년 HP의 반도체 계열사로 출범한 아바고는 1999년 애질런트 테크놀로지스로 인수됐고, 2005년 다시 KKR, 실버레이크파트너스 등 사모펀드에 인수돼 현재의 독립 법인으로 탄생했다. 광통신, 발광다이오드(LED), 무선주파수(RF) 및 마이크로웨이브 분야의 칩이 주력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LSI를 66억달러에 인수하는 등 지속적인 M&A로 덩치를 키워왔다. 브로드컴은 무선랜과 블루투스 등 커넥티비티 분야에서 독보적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업체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해 아바고와 브로드컴의 매출액은 각각 54억2300만달러, 83억8700만달러였다. 양사 매출액 합계는 138억1000만달러로 합병 이후에는 인텔, 삼성전자, 퀄컴, SK하이닉스, 마이크론에 이은 업계 7위 기업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혹 탄 아바고 CEO는 “이번 인수로 유무선 통신 반도체 분야에서 선도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반도체 분야의 대형 M&A가 연이어 이뤄지고 있는 것에 대해 산업 성숙에 따른 ‘덩치 키우기’로 해석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세계 반도체 시장 1위 업체인 인텔도 조만간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 업체인 알테라의 인수를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한주엽 기자>powerusr@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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