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LG전자가 29일 실적발표를 통해 2015년 1분기 매출 13조9944억원, 영업이익 305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8.3% 역성장했으나 영업이익은 10.9%가 늘어났다. 하지만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로는 36.2% 감소했으며 부채비율, 차입급비율, 순차입금비율이 모두 상승하며 경영환경이 악화됐다.
이번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예상했던 환리스크로 인한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의 적자다. 2014년 1분기 216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이번에는 62억원의 적자를 나타냈다. 이는 앞서 실적을 공개한 삼성전자도 마찬가지여서 어느 정도의 적자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HE사업본부의 향후 실적은 상당히 불투명하다.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시장의 환율 영향이 계속해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국 업체가 바짝 추격하고 있는 상황에서 LG전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울트라HD(UHD) TV와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일부 국가에서의 판가상승에 따른 시장점유율 감소도 피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들 제품이 잘 먹히는 유럽, 북미 시장에서 얼마나 선전하느냐에 따라 향후 방향을 점칠 수 있다.
휴대폰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MC)사업본부의 실적은 매출 3조5965억원, 영업이익 729억원이다. 영업이익은 적자였던 작년 1분기 이후 계속해서 흑자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확실히 자리를 잡은 모양새이지만 이달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G4’의 성적에 따라 희비가 얼마든지 엇갈릴 수 있다.
LG전자는 1분기에 154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 2010년 이후 1분기 실적으로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레노버, 화웨이와 같은 중국 업체의 추격 속에 신흥시장에서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보급형 라인업에서 얼마나 뒷받침이 되느냐에 따라 연간 판매량이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는 나름대로 선방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다소 떨어졌으나 영업이익이 늘어났다. 무엇보다 5%대 영업이익률을 회복했다는 점이 고무적이지만 어느 정도 예상했던 바이기도 하다. 북미 4대 유통망(베스트바이, 홈디포, 로우스, 시어스)은 1~2분기가 최대 성수기다. LG전자의 이 기간 실적이 좋은 이유 가운데 하나다. 상반기에 최대한 벌어놓으면서 성장시장에서의 환율 영향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매출은 분기당 4조원, 영업이익은 2000억원 이상 유지가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자동차 부품을 담당하는 VC사업본부는 3826억원의 매출로 실적에 보탬이 됐다. 전기차용 부품, 전장 부품 등 차량용 핵심부품 개발을 위한 선행 연구개발(R&D) 투자 확대로 2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중장기적으로 기업거래(B2B) 실적을 견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는 아니다.
LG전자는 MC사업본부가 더 잘해줘야 한다. HE사업본부, H&A사업본부가 한계까지 쥐어짜고 있는 상황이고 외부 여건도 좋지 않다. LTE 스마트폰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겠지만 포화상태에 다다른 지역이 있고 중저가 모델이 잘 먹히는 이머징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가 필수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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