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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日샤프 10세대 LCD 공장 지분인수 카드 만지작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인사이트세미콘]

삼성이 일본 샤프의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자회사인 사카이디스플레이프로덕트(SDP)의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창사 이래 최대의 경영난을 겪고 있는 샤프가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삼성 측에 SDP 지분 인수를 먼저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 건이 성사되려면 현재 SDP의 공동 최대주주인 대만 홍하이의 반발, 일본 정부의 승인 등 많은 산을 넘어야 한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샤프의 SDP 지분 인수를 위해 내부적으로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DP는 샤프의 (구)사카이 10세대 LCD 공장을 운영하는 회사다. 샤프와 홍하이가 각각 37.6%씩 다이니폰프린팅, 토판프린팅이 9.54%씩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홍하이는 아이폰 등 애플 제품을 중국 본토에서 생산하며 덩치를 키운 업체다. 이 회사 회장인 궈타이밍은 지난 2012년 660억엔(약 6000억원)의 개인 자금을 출자해 SDP의 지분을 확보한 바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샤프는 지난해 회계연도 연결 최종 적자가 2000억엔(약 1조8000억원)을 훨씬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지속된 적자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샤프는 보다 근본적이면서도 강력한 구조조정을 전제로 주거래 은행으로부터 2000억엔의 자본 지원을 받기 위한 최종 협상에 돌입한 상태다. 구조조정 안에는 오사카 본사 빌딩 매각 및 국내외 직원의 희망퇴직을 포함해 SDP 지분 매각도 포함돼 있다. 실적이 부진한 해외 LCD TV 사업을 단계적으로 줄일 계획도 갖고 있는 만큼 10세대 LCD 패널 공장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샤프 측의 생각이다.

궈타이밍 혼하이 회장도 SDP 지분의 추가 인수를 포함해 샤프 본사의 투자를 타진하고 있지만 샤프 측이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샤프 경영진은 SDP의 지분을 홍하이에 넘기는 것 보단 ‘그래도 우리가 인정하는’ 삼성에 넘기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2013년 홍하이가 샤프 본사 지분 9.9%를 확보하려다 실패한 것은 당시 인수 가격 문제에도 논란이 있었지만 근본적으로는 기술이전, 본사 경영 참여 등 과도한 요구로 반발을 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샤프는 홍하이 대신 삼성전자와 퀄컴에 본사 지분 각각 3% 가량씩을 넘겼다.

SDP 지분 인수는 삼성 입장에서도 놓치기 아까운 카드다. 기판 크기가 3130×2880mm인 10세대 LCD 라인에선 60인치 이상 초대형 패널을 가장 저렴하게 만들 수 있다. 이 때문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13년 샤프 경영진과의 만남에서 SDP 지분 인수를 먼저 제안한 바 있다.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는 최근 10.5세대 LCD 공장 투자를 공식 발표했다. 총 투자금액은 7조원. 사카이 공장을 운용하는 SDP 지분을 인수하는 건 이 금액의 10분의 1이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수천억원 지분 매입으로 수 조원이 필요한 10세대 공장 증설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BOE의 투자 발표로 10세대 공장 투자에 관한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그러나 현 시점에서 OLED가 아닌 LCD 패널 공장에 7조원을 투입하는 건 너무나 비효율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샤프는 오는 5월 구조조정안을 포함해 경영재건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주엽 기자>powerusr@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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