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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SSD 성공 키워드는 HW+SW 수직계열화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낸드플래시를 활용하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가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빠른 속도로 잠식해나가고 있다. 물리적 작동을 겸하는 HDD와는 달리 SSD는 움직이는 부품이 없어 속도가 빠르고 전력 소모량이 적다. 신뢰성 역시 높다. 이 같은 장점 덕에 최근 출시되는 슬림형 노트북에는 대부분 SSD가 탑재된다. SSD는 기업용 서버 시장으로도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의 최근 조사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SSD 시장 규모는 113억4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무려 41.8%의 성장이 예상된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는 38억92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 34%의 점유율로 1위 자리를 지킬 것으로 전망됐다. 2위 업체인 샌디스크는 20억4700만달러의 매출로 18%의 점유율을, 3위 업체인 인텔은 18억6800만달러의 매출로 16%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이라고 IHS는 관측했다. 삼성전자, 샌디스크, 인텔의 뒤를 이어 마이크론(8억7500만달러)과 도시바(6억7100만달러)가 각각 8%와 6%의 점유율로 4위, 5위 자리에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도시바 등 5위권 안에 든 SSD 업체는 모두 낸드플래시 칩을 직접 생산한다. 인텔은 마이크론과 합작한 IM플래시테크놀로지스(IMFT)를 통해 낸드플래시 칩을 공수받는다. 샌디스크는 도시바와 함께 낸드플래시 공장을 운용하고 있다. 이 같은 결과에서 알 수 있듯 최근 SSD 시장의 트렌드는 ‘수직계열화’다. 내가 만들어 내가 쓰는 환경이 고착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칩 생산 능력이 없다면, SSD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경우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한 3D V낸드플래시를 자사 SSD에만 탑재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또 다른 경쟁 포인트는 컨트롤러와 펌웨어 기술력이다. 컨트롤러는 성능, 펌웨어는 수명 및 신뢰성에 영향을 미치는 SSD의 핵심 소프트웨어다. 도시바는 이 핵심 소프트웨어의 문제로 올해 SSD 매출이 전년 대비 7%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인텔, 마이크론, 샌디스크가 올해 SSD 시장에서 30~50%대의 매출 성장을 이룬 것과는 대조적이다. 애플은 지난해 2012년형 맥북 에어 노트북 가운데 데이터 무단 삭제, 인식 실패 등의 문제로 도시바의 SSD가 탑재된 제품만 리콜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SSD 시장에서 2위 업체와 두 배의 점유율 격차를 보이며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이유는 칩 생산과 소프트웨어 개발 경쟁력을 모두 갖춘 덕분이다. 셀 하나에 3비트(bit)를 저장할 수 있는 트리플레벨셀(TLC)의 경우 2비트를 저장할 수 있는 멀티레벨셀(MLC) 대비 수명이 현저하게 낮고 오류도 많아 SSD용으로부는 부적합하다는 견해가 절대적이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앞선 컨트롤러 및 펌웨어 기술로 수명과 신뢰성을 높인 TLC 방식 SSD(840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상용화했다. TLC SSD는 용량당 단가가 MLC보다 낮아 SSD 시장 확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삼성전자 내부 이익 확대에도 큰 도움이 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추세로 볼 때 SK하이닉스도 추후 SSD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애플 아이폰6 시리즈에 16나노 평면형 낸드플래시 공급을 성사시킨 SK하이닉스의 칩 생산 역량은 이미 최상위권이다. 소프트웨어 역량은 인수합병(M&A)으로 강화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컨트롤러 업체인 LAMD, 이노스터 컨트롤러 사업부문, 바이올린메모리 PCIe 카드 사업부문, 소프텍 벨라루스 펌웨어 사업부문 등을 M&A한 바 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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