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이동통신 시장을 지배하는 사업자는 존재하는가?
정부가 조만간 통신요금, 경쟁활성화 등 중장기 통신정책을 발표한다. 특히, 요금인가제도 폐지 여부 등 시장에서의 경쟁상황을 어떻게 평가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관심을 모으는 부분은 이동통신 시장에서의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의 지위의 변화여부다.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지정되면 요금 등에서 정부의 규제를 받는다. 지배력을 남용해 시장에서의 공정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때문에 오랜 기간 동안 정부는 시장지배적 사업자는 견제하고 후발사업자는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수단을 써왔다. 주파수 경매시 후발사업자에게 단독입찰권을 주거나 상호접속료 정산시 후발사업자에게 유리한 요율을 적용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후발사업자의 성장과 함께 시장에서의 경쟁상황에 변화가 생기며 시장지배적 사업자 유지가 불필요한 규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KT의 경우 2009년 초고속인터넷 시장지배적사업자 지위를 내려놓을 수 있었다. SK, LG는 물론, 케이블TV 사업자 등 경쟁사들의 성장이 KT를 최강자에서 끌어내렸다. 후발사업자 성장을 위해서 더 이상 선발사업자의 손발을 묶을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KT는 시내전화에서 요금인가를 받는 사업자이지만 그 누구도 KT가 요금을 인상할까 우려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동통신 시장에서 SK텔레콤이 약탈적 요금제를 내놓아 후발사업자를 고사시키거나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요금을 인상할 수 있을까? SK텔레콤에게 그 같은 지배력이 있을까?
일단 SK텔레콤의 지배력의 근간이었던 시장점유율을 보자. 알뜰폰의 성장으로 SK텔레콤 소매가입자 기준 점유율은 꽤 축소됐다. 올해 10월 기준으로 46.4%다. SK텔레콤은 알뜰폰에 망을 의무적으로 빌려줘야 하는 사업자로 지정돼있다. 알뜰폰의 성장은 SK텔레콤의 점유율 감소로 이어졌다.
여기에 과거 2G 시장때와는 경쟁상황이 확연히 다르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LTE 시장에서도 SKT의 점유율은 50%에 미치지 못한다. 여기에 정부의 품질평가 결과 이동통신 서비스의 무선인터넷의 경우 이통3사간 품질차이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ETRI의 조은진 연구원은 “LTE 시장에서 SKT 점유율이 50% 이하이고 알뜰폰의 시장성장 등으로 시장구조가 개선되고 있다”며 “이동전화 시장에서 SKT에 대해 시장지배력 행사가능성 테스트 결과 지배력을 실제 행사할 가능성이 없다는 결과가 도출됐다”고 분석했다.
조 연구원의 연구결과 정량적 평가에서 SKT의 이통서비스 요금이 10% 인상될 경우 SKT의 이윤은 인상 전보다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따라서 SKT가 요금을 올릴 유인이 없다는 것이다. 정성적 평가에서도 이통사간 경쟁력 차이는 미미한데다 단말기유통법 시행으로 공정한 서비스와 요금경쟁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았다.
여기에 시장성과 지표에서 사업자간 수익성 격차가 존재하지만 이는 시장지배력 이외에 기업운영 요인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시장지배력을 평가하는 직접적인 지표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조 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는 “이동통신 소매시장이 사업자간 경쟁심화와 이용자 구매대응력 향상에 의해 독립적 요금 설정이 쉽지 않은 경쟁상황임을 고려할 때 이통시장에 대한 규제완화가 필요하다”며 “향후 경쟁상황평가는 소매시장은 모니터링 중심으로 전환하고 도매시장 평가를 고도화하는 방향으로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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