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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시장 경쟁평가 C-P-N-D 생태계 고려해야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최근 미래창조과학부가 2014~2015년도 유·무선 음성전화망 상호접속료를 확정, 발표했다.

관심을 모은 이동접속료는 SK텔레콤 기준으로 2015년 분당 19.53원으로 정해졌다. KT는 19.92원, LG유플러스는 19.96원으로 결정됐다. SK텔레콤보다 KT가 조금 더 놓고, LG유플러스는 그보다 조금 더 놓다. 즉, 이통사간 주고받는 접속료의 요율이 다르다는 얘기다.

상호접속은 발신측 통신사 가입자가 다른 통신사(착신) 가입자와 통화가 가능하도록 사업자간 통신망을 연결하는 것이다. 발신측 사업자가 착신측의 통신망을 이용한 대가로 지불하는 비용이다.

하지만 단순히 접속한 시간에 따라 비용을 계산하지는 않는다.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후발사업자에게 더 많은 접속료를 내도록 설계해 후발사업자가 더 많은 이익(또는 더 적은 손해)를 보도록 했다. 후발사업자를 보호하기 위한 유효경쟁정책의 한 수단이었던 것이다.

10년전인 2004년에는 LG유플러스의 접속료가 분당 58.55원에 달했다. 반면 SK텔레콤은 31.81원으로 차이가 상당했다. 후발사업자는 서비스, 품질 경쟁력의 열위를 접속료로 보전 받아 경쟁할 수 있는 체력을 키운 것이다.

하지만 이동통신 시장이 2G에서 3G, 그리고 LTE로 진화하면서 접속료단일화 논의가 진행돼왔다. 실제 미래창조과학부가 출범하기 전 방송통신위원회는 2013년부터 단일접속료를 적용할 계획이었다. 이는 후발사업자를 보호하기 위한 유효경쟁정책의 폐지를 의미했다.

하지만 접속료 차등정책은 이후로도 계속됐다.

그렇다면 정부가 여전히 후발사업자를 보호하기 위한 유효경쟁정책 방안으로 접속료를 바라보는 것일까? 그리고 여전히 이동통신 시장에는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존재하는 것으로 풀이해야 하는 것일까?

이번 미래부의 접속료 차등정책은 뒷말을 낳았다. 통신요금인가제도 폐지가 논의될 만큼, 정부도 더 이상 이동통신 시장에서 과거와 같은 시장지배력을 갖춘 사업자는 없는 것으로 판단한 상황에서 접속료에 차등을 뒀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래부의 이번 상호접속은 SKT의 시장지배력을 인정하고 여전히 LG유플러스를 보호하기 위함으로 보기는 어렵다. 접속료 차이는 매우 미미한데다 실질적인 접속료 혜택은 무선 후발사업자가 아닌 사업부진을 겪고 있는 유선 쪽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상호접속은 1위 사업자, 조금 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업자가 그렇지 못한 사업자와 경제적 이익을 배분하는 개념으로 보고 있다"며 "후발사업자는 계속해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데 집중했지만 현재 경쟁상황은 과거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실제 LTE에서 대등한 수준으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데다 알뜰폰 사업자들의 선전으로 시장지배력의 척도였던 SK텔레콤의 시장점유율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알뜰폰을 제외하면 이미 점유율 50%가 무너졌다.

때문에 앞으로의 연구경쟁상황 평가를 통신사 중심에서 C(콘텐츠)-P(플랫폼)-N(네트워크)-D(디바이스) 수평적 생태계로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조은진 ETRI 연구원은 “해외 이통시장은 생태계 전반으로 경쟁상황평가를 확대해 관련 시장획정을 세분화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이통시장에 대한 경쟁상황평가는 CPND 생태계를 포괄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조 연구원은 “국내 이통시장은 LTE 서비스가 60% 이상을 차지하면서 이동광대역 접속이 가능해져 콘텐츠와 플랫폼으로 관심이 이동하고 있다”며 “이통사(N)의 영향력은 약화되고 단말기, 플랫폼, 콘텐츠 사업자는 강화되는 상황에서 규제는 네트워크에만 집중돼 있어 전반적인 생태계 균형발전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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