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 이번주 토요일 결혼 2주년을 맞는 A씨. 평소에는 거울로 쓰는 장롱 앞 미디어키오스크 화면에서는 ‘곧 결혼 2주년’이라며 그동안 A씨가 관심을 가졌던 여행지나 취향 등을 빅데이터로 분석해 부산으로의 여행을 추천한다. 부산롯데호텔의 숙박 정보가 곧바로 화면에 뜨고 바로 예약, 결제까지 가능하다. 또한 여행기간 동안 사용할 선글라스도 추천한다. 그 역시 당신이 그동안 구매한 물품 가운데 가장 오래됐다는 것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파악해 낸 것이다. 화면은 곧바로 TV 홈쇼핑 채널로 안내되며, 태블릿의 증강현실(AR) 시스템을 통해 TV 화면 속의 선글라스를 착용해 본다. 이 모습은 곧바로 페이스북에 게시가 되고 친구들은 잘 어울린다며‘좋아요’와 ‘댓글’을 남긴다. 구매를 확정한 이후에는 부산롯데호텔 내의 세븐일레븐 편의점에서 받아볼 수 있도록 픽업서비스를 신청했다.
#. B씨는 늦은 밤 출출해져 집 근처의 편의점으로 향했다. 컵라면을 사서 물을 부어넣고 기다리는 동안 화면 속 홈쇼핑 채널에서는 겨울 점퍼가 나오고 있다. 마침 필요하던 참이었다. 편의점 내에 위치한 ‘가상피팅시스템’을 통해 점퍼를 착용해 본다. 마음에 든 B씨는 곧바로 스마트폰을 통해 이를 주문하고, 이를 편의점의 무인 보관함에서 찾을 수 있도록 신청했다. 옷을 주문하고 나자, 라면이 익었다. 스마트 테이블에서 라면을 먹는 동안 게임이나 간단한 인터넷 검색을 한다. 다 먹은 후에는 다음날 아침에 먹을 제품을 골라 계산을 한 후에, 이를 다시 스마트테이블 위에 올려놓자 음식에 들어가는 식재료와 원산지, 조리법까지 나온다.
지난달 27일~30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미래창조과학부의 주관으로 열린 ‘2014 창조경제박람회’에서는 다양한 미래의 소비 생활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대표적으로 눈길을 끌었던 곳이 롯데관과 GS리테일이다. 우선 A씨의 사례는 롯데관에서 체험할 수 있었다. 롯데는 백화점부터 마트, 홈쇼핑, 편의점, 온라인몰 등 다양한 온, 오프라인 채널을 가진 국내 대표 유통기업이다.
‘미래의 옴니채널 세상’이라는 주제로 운영된 롯데관에서는 롯데 계열사 간의 연계 서비스가 인상적이었다. 사례에서 볼 수 있듯 롯데홈쇼핑에서 주문한 제품은 롯데가 운영 중인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 찾을 수 있으며, 실제 이 서비스는 내년부터 가능할 전망이다.
GS25 편의점을 운영하는 GS리테일이 마련한 체험관 역시 먼 미래는 아니다. 계열사인 GS홈쇼핑 또는 온라인에서 구매한 상품을 가까운 편의점에서 입어볼 수 있는 가상피팅공간이나 주문한 제품을 찾아갈 수 있는 무인보관함 ‘스마트락커’는 내년이면 만나볼 수 있는 서비스다.
B씨의 사례에서와 같이 고객들이 편의점에서 구입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스마트테이블’은 이미 약 6곳의 편의점에서 찾아볼 수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홍대점과 숭실대점과 같이 젊은 세대가 자주 이용하는 일부 매장에는 이미 스마트테이블이 설치돼 있다”고 말했다.
향후에는 고객이 직접 휴대용 카드결제테이블을 통해 제품 결제도 가능할 전망이다. 이 테이블에 구입하고자 하는 상품을 올려놓으면 각 상품별 가격과 지불 금액이 화면에 나타난다.
최근 GS25는 SK플래닛과의 제휴를 통해 매장 반경 50미터 내 고객을 찾아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쿠폰이나 이벤트 등을 팝업 형태로 전송하는 비콘서비스도 시작한 바 있다.
이처럼 최근 유통업계는 IT와 결합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소비 생활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물론 여전히 해결해야 할 기술적인 문제도 있지만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옴니채널 등은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 국내 유통업계가 반드시 넘어야 할 과제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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