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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뱅킹 1억명 시대, 은행권의 명과 암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우리나라 인터넷 뱅킹이 등록고객 수 1억명 시대를 돌파했다. 이는 인터넷 뱅킹으로 대표되는 비대면채널이 금융거래의 대표 수단으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늘어나는 비대면채널 고객에 비해 수익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 은행권의 고민으로 부각되고 있다. 향후 비대면채널과 대면채널의 거래비중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란 점에서 비대면채널을 통한 수익창출이라는 과제 해결에 은행권이 골몰하고 있다.

지난 17일 한국은행은 9월말 현재 인터넷뱅킹 서비스(모바일뱅킹 포함) 등록고객수가 1억 110만명으로 1999년 인터넷뱅킹 서비스 개시 이래 최초로 1억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등록고객수는 중복 가입 고객을 합산한 것으로 우리나라 인구를 고려하면 1인당 복수의 인터넷 뱅킹 계좌를 가지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1년간 이용실적이 있는 실제 이용고객수는 4868만명 수준으로 우리나라 인구수와 맞먹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거의 모든 고객이 인터넷 뱅킹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스마트폰 뱅킹을 포함한 인터넷 뱅킹이 채널 거래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수익면에서 은행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단순히 고객이 증가하는 것이 은행권에 이득은 아니라는 것이다.

은행권에서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한 예금, 펀드 등의 상품 가입은 제한적이며 최근 들어 대출 상품이 증가하고 있지만 그 비중은 매우 미미한 편이다.

실제 인터넷 뱅킹 서비스 중에는 조회 서비스의 비중이 89.1%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인터넷 뱅킹은 대부분 각종 조회서비스에 활용되는 가운데 은행이 수수료를 취할 수 있는 자금이체는 일평균 590만건으로 전체 이용건의 10.8% 수준이다.

다만 자금이체금액은 2007년 1.87조원에서 2013년 3.36조원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라는 점이 그나마 은행들에게 위안이 되고 있는 상황. 그러나 자금 규모가 커 이자수익이 높은 대출신청의 경우 2007년 2천건에서 2013년 1700건으로 오히려 줄어들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이래저래 비대면채널에서 발생되는 거래로는 은행권의 가장 짭짤한 수입인 수수료 수익을 극대화하는데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국금융연구원 서병호 연구위원은 “은행입장에서 고객에게 편의성을 제공하는 단순한 서비스로 인식하기 보다 수익-비용 편익 분석을 통해 구체적인 수익모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온라인 전용상품 종류의 다양성 부재도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각 은행에서는 인터넷과 모바일 뱅킹의 기능을 점차 금융상품 판매로 전환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 이러한 관점에서 은행권이 주목해야 하는 것은 최근 금융당국에서도 정책개선을 고려하고 있는 인터넷 전업은행과 핀테크(FinTech)로 대변되는 IT기술에 대한 관심이다. 다만 인터넷 은행과 핀테크의 경우 주도권 문제와 투자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은행권으로선 고민이다.

IT기업들이 지급결제, 송금 등에서 기존 인터넷 뱅킹보다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하면 소비자들의 관련 눈높이가 올라가기 때문에 은행들이 IT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한편 금융당국의 규제도 인터넷 뱅킹 등 비대면채널에서의 은행권 수익 창출 전략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상품의 경쟁력은 거래 수수료 인하, 우대금리 적용에 있는데 금감원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상품의 가격 차별화를 창구지도로 제한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 연구위원은 “금융감독당국에서는 채널 간 금리를 차별할 경우 비대면채널을 이용하지 못하는 고객에 대한 역차별 우려가 있다며 채널간의 가격 차이를 최소한으로 줄이라고 하는데 이는 은행의 채널전략 이행을 근본적으로 제약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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