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량 경쟁에서 벗어나 실질적 수익성 추구
- 소비자 요구에 맞춘 프리미엄 라인업 강화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LG전자가 800리터급 냉장고 라인업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핵심은 프리미엄이다. 그동안 프리미엄 냉장고 시장은 900리터급 이상에서 치열하게 펼쳐졌으나 용량에 구애받지 않고 수익성을 강화하려는 목적과 함께 라이벌인 삼성전자를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8일 LG전자 내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조만간 800리터급 냉장고 라인업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모델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대표성을 가진 제품 위주로 구성될 예정으로 전해졌다. 예컨대 커브드(곡면) 유리를 채택한 냉장고의 하방전개다. 곡면유리 냉장고는 ‘디오스 V9500’에서 2개 모델이 존재하지만 이를 870리터 용량을 가진 ‘디오스 V8700’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흔히 메탈로 대표되는 스테인리스 냉장고는 삼성전자의 트레이드마크와 다름없이 인식됐다. 이전에도 LG전자는 메탈 냉장고를 선보인바 있으나 삼성전자만큼의 파급력은 일으키지 못했다. 더구나 ‘상(上)냉장, 하(下)냉동’ 냉장고가 메탈 디자인을 채용하고 대중화에 성공하면서 LG전자도 대세에 따르는 상황이 됐다. 이 부분에서만큼은 국내에서 삼성전자의 완승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다.
다만 모든 소비자가 메탈 냉장고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서로가 가진 장단점이 분명하기 때문에 LG전자가 곡면유리 냉장고를 선보이는 것도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소재 자체가 주는 느낌과 희소성 있는 디자인의 결합을 소비자에게 전달하고자 한 것. 여기에 800리터급 냉장고 라인업은 곡면유리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LG전자는 870리터 용량의 양문형 냉장고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기 때문이다.
국내 냉장고 시장규모는 연간 100만대 내외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LG전자가 판매하고 있는 냉장고에서 상냉장‧하냉동 모델의 비중은 30% 가량이다. 여전히 상당수의 소비자가 양문형 냉장고를 선택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지펠 푸드쇼케이스 FS9000’ 냉장고로 상당한 재미를 본 것에서도 드러난다. 실제로 푸드쇼케이스는 ‘지펠 T9000’이나 1000리터 용량을 가진 ‘셰프컬렉션’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냉장실 전체를 홈바로 이용한 아이디어도 괜찮았지만 냉동실이 아래쪽에 위치한 냉장고보다 냉동식품 보관이 편리하고 소비자에게 익숙한 형태라는 점, 파생모델이 무척 다양했다는 점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푸드쇼케이스는 지난 8월 말까지 약 15만대 이상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했다.
향후 LG전자는 용량보다는 독자기술인 ‘리니어 컴프레서’와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에 알맞은 제품은 차례차례 기존 라인업에 끼워 넣을 가능성이 높다. 한 업계 관계자는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정수기냉장고를 비롯해 절대 수량이 많은 800리터급에서 추가로 신제품이 출시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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