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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레마에 빠진 SKT…3분기 성적표, 웃을까 울까(종합)

- 이익 상승 ‘고객불만’·이익 하락 ‘주주불만’, 불가피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SK텔레콤의 3분기 실적은 딜레마에 빠진 SK텔레콤의 현주소를 잘 보여준다. 매출은 늘었지만 이익은 감소했다. 일반적이라면 실망감을 금치 못하겠지만 SK텔레콤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시행은 이런 SK텔레콤의 고민의 주름을 더 깊게 할 전망이다. SK텔레콤이 고객과 주주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묘안을 마련하지 못하는 한 이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여겨진다.

29일 SK텔레콤은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 별도기준 지난 3분기 3조3036억원의 매출액과 5057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1.2% 전년동기대비 2.5%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4.2% 전년동기대비 5.9% 하락했다.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은 3분기 3만6417원이다. 전기대비 404원 상승했다. LTE 가입자 증가 덕이다. SK텔레콤 LTE 가입자는 1600만명을 돌파했다. 전체 가입자 중 57%다. 해지율은 2.0%로 2013년에 이어 2%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마케팅비는 8320억원을 지출했다. 전기대비 0.9% 전년동기대비 0.6% 올랐다. 투자는 5880억원을 써 전기대비 13.7% 전년동기대비 40.5%를 사용했다.

매출이 늘었는데 이익은 줄었다. 마케팅비는 제자리걸음인데 말이다. 투자급증이 원인이다. SK텔레콤은 3분기 투자를 왜 늘렸을까.

SK텔레콤은 2014년 2조1000억원 투자를 예고했다. 상반기 7820억원을 집행했다. 예정치를 맞추려면 하반기에 1조원 넘는 돈을 써야 한다. SK텔레콤은 경쟁사에 비해 LTE 가입자가 많다. 이동통신은 가입자 수가 많으면 속도가 떨어진다. 경쟁사 수준에 맞추기 위해서라도 네트워크 개선에 힘을 쏟아야 한다. 4배 빠른 LTE 준비도 해야 한다. LTE 가입자 확대는 ARPU 증가 즉 매출 확대로 이어진다. 하지만 투자가 안정화 되지 않으면 이익 확대까지 이어지는 시기가 미뤄진다.

1위 사업자 리스크도 있다. SK텔레콤은 이익이 늘면 정부와 고객의 이익이 줄면 주주의 불만을 사는 악순환에 놓여있다. 단통법 시행 이후 이런 눈초리는 더 매서워졌다. SK텔레콤은 단통법 정착 대책으로 가입비 폐지를 내놨다. 내년 9월 예정이었지만 이를 11월로 당겼다. SK텔레콤은 이미 지난 8월 2만3760원이던 가입비 1만1880원으로 내렸다. 4분기부터 신규 가입비 매출이 발생치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정부와 고객은 요금을 더 내려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주주는 주주대로 답보 상태인 실적에 실망감을 표현하고 있다.

SK텔레콤이 고객과 주주 불만을 동시에 잠재우려면 신규 사업이 통신사업보다 커져야 한다. 지난 3분기 신규사업 및 기타 매출은 2490억원으로 전기대비 8.5% 전년동기대비 11.1% 늘어났다. 전체 매출 중 비중은 7.5%로 전기대비 0.5%포인트 많다.

한편 4분기 역시 SK텔레콤 실적은 이런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실적 부진에 대한 해명은 가입비 폐지 영향으로 돌릴 확률이 크다. 하지만 속내는 다를 것으로 보인다. 단통법 시행 첫 분기 실적 개선이 뚜렷할 경우 생길 후폭풍을 막기 위해 비용을 늘릴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투자액은 3분기 수준 또는 그 이상을 집행하는 것이 SK텔레콤으로서는 명분을 쌓기에 유리하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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