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금융권 데이터베이스(DB) 시장에서 한국오라클의 점유율이 65%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오라클의 2014년 라이선스 매출 중 금융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30%로 약 1780억원(1억6800만 달러)로 추정됐다.
지난 28일 한국은행 강남본부에서 개최된 한국은행 ‘금융권의 IT리스크 거버넌스 전략’ 컨퍼런스에서 주제발표를 진행한 이강태 한국CIO포럼 회장은 “금융시스템의 속성 탓에 검증된 SW를 쓸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경향은 외산 SW활용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는 금융사가 외산벤더의 영업정책에 종속될 수 있어 새로운 위험으로 등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날 같은 주제로 발표된 논문에서 이 회장은 “DB가 시스템의 기본이기 때문에 관련 작업이 신중하게 진행돼야 한다”며 “하지만 오라클에서 시장에 내놓는 버전을 바로 따라가기가 어렵고 기술지원료는 높으나 기술지원을 받을 기회가 적어 비싸게 느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회장이 은행권 CIO와 업계 관계자들에 대한 설문 및 인터뷰를 기반으로 작성한 논문에 따르면 국내 은행권의 경우 DB2를 쓰는 메인프레임을 빼면 오라클 DB 점유율이 85%에 달하고 유닉스 기종을 사용하는 은행의 100%가 오라클 DB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라클에 대한 은행권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오라클과 마찬가지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종속성도 문제가 되고 있다. MS가 국내 PC운영체제 시장에서 가지는 독점적 지위와 다른 경쟁 SW의 부재로 인해 MS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다는 것.
이 회장은 “운영체제와 DB와 같은 SW는 하드웨어와 달리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소요되고 끊임없이 업그레이드하고 수시로 패치를 통해 오류를 해결해야 해 경쟁제품이 나오기 어렵다. 이에 따라 오라클과 MS는 한번 쓰기 시작하면 대체할 수 없고 유지보수 비용이 높다는 점과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러한 특정 외산 솔루션 사용에 대한 문제점을 극복하는 방안에 대해 이 회장은 “외산 소프트웨어의 기능과 지원체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금융권에서도 오픈소스 활용 확대를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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