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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 사업 재추진, 업체들은 시큰둥?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KB국민은행의 주전산기 교체 사업이 다시 추진되면서 사업 참여를 타진하고 있는 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21일 메인프레임, 유닉스 진영으로 나누어 각각 약 1시간가량의 제안요청설명회를 진행했다. 사업 개요 및 주요요건 설명과 질의응답으로 이뤄진 이번 설명회 중 유닉스 주전산기 전환 구축 및 프로젝트 관리자(PMO) 선정을 위한 설명회에는 7개 업체가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시스템 통합(SI) 업체와 외국계 IT컨설팅 업체 등 7개 업체가 참여한 것으로 안다”며 “주전산기기에 대한 BMT 결과와 수치 등이 공개됐다”고 전했다.

이번 제안설명회의 최대 관심사는 국민은행이 유닉스 전환을 추진하다 결과적으로 사업을 보류한 만큼 유닉스 진영에 어떤 메시지를 던졌느냐 하는 점이었다.

실제로 유닉스를 기반으로 사업을 제안했던 IT서비스업체들과 유닉스 업체들은 막대한 BMT 비용을 손해 보는 등 피해를 입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한국IBM과 원점에서 다시 사업을 검토해야 하는 입장에서 국민은행 주전산사업에 다시 참여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사업 재추진에서 현 메인프레임 주전산기를 유지할 경우 OIO계약을 5년으로 못 박은 만큼 국민은행이 메인프레임 주전산기 유지에 좀 더 비중을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이전 국민은행과 한국IBM의 OIO계약은 7년이었고 한국IBM 셜리 위 추이 사장이 이건호 전 행장에게 보낸 메일에서도 2020년 7월 31일까지를 계약기간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업체 관계자는 “사업이 한번 좌초된 만큼 국민은행이 얼마만큼의 신뢰성을 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사업에서 들러리만 서다 끝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구심 때문에 (위에서)의사결정을 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현재 국민은행은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로 주전산기 교체 사업을 진행하다가 전환 의사결정 과정에서 보고서 누락 등 일부 부정이 발견돼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사건으로 KB금융지주 CIO를 비롯해 국민은행 IT기획부장 등 다수가 고발까지 된 상태로 정상적인 의사진행 결정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이건호 전 행장 사퇴로 박지우 부행장의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던 국민은행은 최근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을 KB금융 차기 회장으로 내정한 상태로 후임 행장 인선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따라서 국민은행이 오는 10월 31일까지 사업제안서 접수를 마감하고 11월 중으로 제안서에 대한 평가 및 테스트 작업이 이뤄질 경우 국민은행의 의사결정 체계와 제안요청서 검토 작업이 맞물려 올해 안에 메인프레임, 혹은 유닉스로의 전환 등 결정이 날 가능성은 높다.

하지만 현재 국민은행은 주전산기 교체 사업 검토를 위해 평가위원회를 구성하고 있어 평가위원회가 어떤 기준을 내세우느냐가 중요한 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제안요청서 접수를 하더라도 평가위원회에서 어떤 기준을 가지고 사업을 검토할지가 관건이다. 추가적인 BMT는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기존 BMT 보고서 등을 그대로 채택할지 아니면 처음부터 다시 BMT를 실시할지 등 세부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향후 전개 과정을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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