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 서비스의 수취한도 규제 개선이 검토되고 있는 가운데 기존 휴대폰 소액결제 업체들의 숙원인 결제 한도 상향조정이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다.
현재 휴대폰 소액결제 한도는 30만원으로 제한돼 있다. 지난해 이 한도를 50만원으로 상향조정하는 안이 논의된 적이 있었지만 피싱, 스미싱 등 휴대폰 결제 사기 위험을 이유로 정부가 반대해 무산된바 있다.
하지만 최근 간편결제 등 편리한 금융결제 서비스에 대한 정부의 규제 완화가 급속하게 이뤄지고 있어 휴대폰 소액결제 업체들이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 6일 판교 테크노밸리 카카오 본사에서 개최된 간담회에서 “카카오페이 모바일 결제 서비스의 하루 수취한도를 50만원으로 묶어놓는 것이 규제 때문이라면 고치겠다”고 밝혔다.
이와 보조를 맞춰 금융결제원은 “뱅크월렛 카카오서비스는 시작단계임을 고려해 충전 및 수취한도를 50만원 수준으로 설정했으며, 고객의 이용정도 등을 고려해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으로 금융당국 및 은행권과 한도 상향 적용을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카카오페이를 비롯해 향후 출시될 간편결제의 이용한도는 증액될 것으로 보인다. 결제 금액 한도가 증가할수록 금융고객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의 범위가 넓어진다. 다음카카오와 같은 간편 결제 업체들 입장에선 시장 확산을 위한 선결과제가 바로 결제한도 증액이었다.
같은 이유로 결제 한도 증액을 원하고 있던 휴대폰 소액결제 업체들도 금융당국의 이 같은 결정에 반색하고 있다. 주무부처는 다르지만 정부 부처에서 규제 완화에 나서고 있는 만큼 ‘도미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휴대폰 소액결제의 경우 현재 방송통신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가 주무부처다. 이미 3년전부터 휴대폰 소액결제 업체들은 결제 한도를 3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상향조정 할 것을 건의해온 상태다. 하지만 피싱, 스미싱 등 소액결제 사기 피해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결제한도 증액은 어렵다는 것이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었다.
하지만 최근 30만원 이상 전자결제에서 공인인증서 사용 의무가 폐지되면서 사실상 칸막이가 사라졌다. 모빌리언스 관계자는 “공인인증서 폐기로 결제한도 증액을 가로막고 있던 ‘허들’이 사라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재 휴대폰 소액결제 업체들은 카드사들이 카카오페이와 같은 간편결제 서비스에 참여하면서 위기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휴대폰 소액결제의 장점이 펀의성이었다면 이제 카드사들도 간편결제를 지원함에 따라 편의성 면에서 동등한 위치에 섰기 때문이다. 따라서 결제 한도 상향조정은 휴대폰 소액결제 업체들의 생존에 선결과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갈수록 늘고 있는 휴대폰 소액결제 사기는 결제 한도 증액에 여전한 걸림돌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3년(2011~2013년) 간 휴대폰 소액 결제 관련 피해구제 건수는 모두 785건으로 매년 2배 이상 늘고 있어 정부가 소액결제 한도를 증액하는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한도는 늘리되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기술 도입을 의무화하는 것이 방법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PG업체에 사기방지시스템(FDS) 도입을 의무화하는 것처럼 미연에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와 함께 디지털 결제시 보험 가입 유도를 위한 규제 개선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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