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LG유플러스가 유료방송 사업자 중 마지막으로 초고화질(UHD) 시장에 합류했다.
LG유플러스는 9월 3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10월 10일부터 UHD IPTV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의 합류로 케이블TV, 위성방송, IPTV 등 국내 유료방송 사업자 모두 UHD 시장에서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하게 됐다.
국내 방송통신 시장은 경쟁사가 치고나가기 시작하면 시장의 성숙도와는 상관없이 따라가기 마련이다. 케이블TV 업계가 올해 4월 UHD 상용서비스 첫 테이프를 끊은 이후 위성방송 KT스카이라이프에 이어 KT, SK브로드밴드, 그리고 LG유플러스까지 모두 UHD 상용서비스를 시작했다.
UHD 이전 방송업계는 3D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보았지만 대중화에는 실패했다. 콘텐츠에 번거로운 안경착용 등이 실패 원인으로 분석됐다. UHD는 다르다. 기본적으로 방송화질이 높아지는 것이기 때문에 3D처럼 시청에 불편을 끼치는 요소가 없다. UHDTV와 콘텐츠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시청습관을 바꿔야 하는 불편함이 없다.
이용자들의 태도도 우호적이다.
최근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이 10~50대 이상의 국민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UHD를 시청한 후 66.7%가 UHDTV를 구입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TV를 교체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8.8%에 불과했다. 한번 UHD 방송을 보면 고화질의 매력에 끌릴 수 밖에 없다. 디지털방송을 보면 아날로그 방송을 시청하기 힘든 것과 같은 이유다.
하지만 단기간내 UHD시장이 활성화 될 가능성은 적어보인다.
대중화의 큰 걸림돌 중 하나였던 TV 가격은 빠른 속도로 내려가고 있다. 아직 일부기는 하지만 중국 가전사들은 100만원 이하의 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도 100만원대 상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문제는 콘텐츠.
LG유플러스는 '쿼드코어UHD', '4채널TV', '이어폰TV', '보이스리모턴TV' 등 다양한 기능을 강조했지만 정작 소비자가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상용서비스지만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는 수십편의 VOD에 불과하다. 쨍한 화질을 강조하는 다큐, 영화 등이 대부분이다. 처음 볼 때야 감탄사를 연발하겠지만 홍보영상과 같은 콘텐츠를 반복해서 볼 시청자들은 없다.
다른 유료방송사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그나마 케이블TV 업계는 2016년까지 콘텐츠 수급을 위해 약 4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바 있다. 여기에 공동으로 콘텐츠 수급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고, 정부도 UHD콘텐츠 제작 펀드를 조성하는 등 콘텐츠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 주요 콘텐츠사업자(PP)들이 UHD 콘텐츠를 제작하지 않는 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디지털전환이 완료된지 2년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작시설을 UHD로 바꾸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여기에 지상파 방송사들의 경우 UHD 방송을 위해서는 700MHz 주파수가 필요하다며 정부에 할당을 요구하고 있지만 할당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최근 IPTV 등 유료방송사들의 UHD 시장 러시는 경쟁사들의 시장선점을 막기 위한 방안에 불과한 상황이다. 아직 TV가격이 소비자 기대치만큼 내려가지 않은 상황에다 추가적인 요금, 볼만한 콘텐츠가 없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방송사들의 상용서비스와는 별개로 시장 활성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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