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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은 듯 다른꼴, 동부CNI·동양네트웍스…IT서비스 매각 가능성은?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동부CNI의 IT사업부문 매각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업계에서는 동양그룹의 IT계열사였던 동양네트웍스의 전철을 동부CNI가 그대로 밟을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까지 진행상황은 동양네트웍스의 IT사업부문 매각 흐름과 유사하다.

동부CNI는 1일 공시를 통해 “중장기적인 재무구조개선을 위해 IT사업부문의 일부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나, 이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이번 동부CNI의 IT사업부문 매각 움직임이 가시화 된 것은 동부제철로 인한 동부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본격화되면서 부터다.

◆유동성 위기는 한 고비 넘겨=동부제철은 최근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지난 1일 채권 금융기관이 채권단 공동관리, 즉 자율협약에 최종 합의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이에 따라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상환여부가 불투명했던 동부CNI도 일단 한고비는 넘은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달 27일 나이스신용평가가 동부CNI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강등시키는 등 외부여건은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 동부그룹은 동부제철을 비롯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특히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해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당진발전 등을 매각하려 했지만 매각시기를 놓치면서 상황이 어려워지고 있다.

동부그룹의 비금융그룹 지주회사의 역할을 맡고 있는 동부CNI로선 추후 도래할 채권 상환을 위해서도 일부 사업부문의 매각이 필요해 보인다. 이번 IT사업부문 매각설도 이 때문에 수면위로 올라온 것으로 분석된다.

그룹 유동성 위기로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는 기업의 IT서비스 부문 매각작업을 검토한 곳은 동부CNI 혼자가 아니다. 동양네트웍스 역시 그룹이 사실상 와해되며 채권을 상환하기 위한 조처로 IT서비스 부문 매각을 진행 중이다.

현재 동양네트웍스는 IT사업부문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대우정보시스템을 선정한 상태로 현재 양사는 인수 협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동부CNI와 동양네트웍스의 IT사업부문 매각은 다소 성격이 다르다. 동양네트웍스 IT사업부문의 경우 타 기업에 대한 매각작업이 추진돼 왔지만 동부CNI의 경우 동부화재 등 그룹 계열사 내 금융회사로의 매각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금융전문 IT서비스 변모?=이른바 우량 금융계열사에 사업을 매각해 그룹사에 대한 IT시스템 운영은 그대로 유지하고 자금만 수혈 받겠다는 전략이 깔려져 있는 것으로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동부CNI가 단일 고객으로 가장 많은 수익을 얻고 있는 곳이 동부화재생명보험이다. 동부화재생명보험이 차지하는 동부CNI 매출 비중은 10%가 넘어간다.

하지만 이러한 시나리오가 예상대로 전개된다면 동부CNI의 IT사업부문의 조정이 불가피하다. 그동안 동부CNI는 SW 및 하드웨어 유통 등 외부사업 확대에 초점을 맞춰 왔는데 금융계열사에 인수될 경우 그룹사 시스템 운영(SM)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

동부CNI IT사업부문의 관계사 매출비중이 2013년 기준 약 49.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동부CNI는 그룹사 내부 매출 비중이 큰 편이다.

현재 동부그룹이 금융계열사와 비금융계열사로 나뉘어져 있는 상황에서 비금융계열사에 대한 구조조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비금융계열사에 대한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경우 동부CNI의 매출 감소도 가시화된다.

현재 동부CNI의 전체 매출 중 20%를 동부제철 등 비금융계열사가 차지하고 있지만 이 비중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인 것. 따라서 동부그룹이 금융계열사로 재편될 경우를 가정하면 동부CNI 역시 금융 전문 시스템 운영 기업으로서 면모를 일신하게 될 전망이다.

◆매각 후 전개 방향은=동부CNI는 IT사업부문과 전자재료사업부로 나눠져 있다. 전자재료사업부가 동부CNI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기준 약 5.8%에 불과해 IT사업부문을 매각한다는 것은 사실상 동부CNI의 해체를 의미한다.

마찬가지로 IT사업부문 매각을 진행하고 있는 동양네트웍스의 경우 건설 및 온라인, 유통 사업 등 IT사업을 매각하더라도 이후 사업을 추진해 볼 수 있는 여력이 남아있지만 동부CNI가 IT서비스부문을 매각한다면 이후 사업방향에 대해선 그룹사간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동양네트웍스도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사실상 외부 IT사업에 대한 수주가 전무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부CNI 역시 떨어진 신용도를 고려하면 향후 외부사업 수주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부CNI가 외부 사업 수주경쟁에서 제대로 된 영업을 진행하기 위해선 현재 유동성 위기를 해결해야 한다. 금융계열사에 대한 매각 방침이 정해졌다면 인수합병 시기도 빨리 이뤄져야 시장에서의 부정적 인식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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