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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동부그룹… IT사업은 지장없을까?

동부화재 등 금융계열사 건재 여부가 관심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동부그룹내에서 IT사업을 주력으로하고 있는 동부CNI의 주가가 24일 하한가(3,035)에 이어 25일에도 14.5% 하락한 2,595원으로 장을 마쳤다.

전일 포스코측이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당진발전의 인수계획 포기를 선언하자 시장에선 유동성위기를 겪고 있는 동부그룹의 자구노력 성과가 불투명해질 것이란 우려로 인해 동부CNI를 비롯한 동부하이텍, 동부건설 등 동부그룹 비금융계열사의 주가가 일제히 급락했다. 더구나 한국신용평가는 동부메탈과 동부CNI의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BBB-로 한계단 내려 동부그룹 비금융계열사들의 전망을 어둡게 봤다.

동부그룹은 동부제철 채권단에 의한 공동관리, 즉 자율협약에 의한 구조조정의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금융부문을 제외한 동부그룹의 해체수순 전망까지 제기되고 있다. 자율협약이란 채권단이 주도적으로 부실기업의 채무 재조정, 감자 등을 통해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법정관리보다 낮은 단계의 구조조정 방식이다.

하지만 이처럼 동부그룹의 위기가 표면화되는 것과는 별개로, 동부그룹내에서 IT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동부CNI의 향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IT사업 주력 동부CNI, 지주사 역할= 지난 201011, 동부정밀화학이 구 동부CNI를 합병해 새출범한 ‘동부CNI’는 현재 IT, 컨설팅, 전자재료, 글로벌(무역) 등 크게 4개 사업부문으로 나뉜다.

이중 IT사업의 매출이 전체 매출액의 60~70%, 글로벌 사업(무역)20%를 차지하고 컨설팅과 전자재료 부문은 각각 5% 미만으로 미미하다. 지난해 매출액 5255억원을 기록했으나 지분 출자관계에 있는 그룹 계열사들의 실적악화가 반영돼 638억원의 대규모 당기순손실(적자)을 기록했다.

동부CNI는 동부제철의 지분 13.34%를 비롯해 동부하이텍(12.43%), 동부라이텍(11.40%), 동부건설(22.01%) 등의 지분을 보유, 사실상 동부그룹 제조계열사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어 이들 계열사의 실적이 반영되는 구조다. 또한 지분 구조를 보더라도,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남호 동부제철 부장이 18.59%, 김 회장의 딸인 김주원씨가 10.1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등 오너 기업의 성격이 강하다. 동양그룹 사태로 결국 매각 수순을 밟은 동양네트웍스와는 기업 성격이 많이 다르다.

◆IT사업에 타격?... "더 지켜봐야" = 그러나 현재 동부그룹의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지만 이로인해 동부CNI의 IT사업이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동부CNI는 2010년 합병이후 IT부문을 주력사업으로 육성해왔다. IT사업부문은 크게 애플리케이션서비스(SIIT아웃소싱 등), 인프라서비스(유지보수 서비스 등), 솔루션 유통(SW, HW), 컨버전스사업(IBS 등 건설 IT)으로 구성된다. 지난해 IT부문에서 356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IT사업부문을 세부적으로보면, IT아웃소싱(유지보수 포함)과 IT유통사업 두 분야가 주력이다. 지난해 유통사업 부문에서는 1400억원대를 달성하는 등 비교적 선전했다. IT사업부문 매출의 40% 정도를 차지한다.

앞서 동부CNI는 지난 2009IBM과의 소프트웨어및 하드웨어 전부문에 대한 복합총판권 계약을 따낸데 이어 지난해에는 델코리아와도 총판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IT유통사업을 크게 확장시켜왔다. IT유통 사업은 그 특성상 상대적으로 그룹 구조조정의 외풍을 크게 받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문제는 IT아웃소싱 부문이다. 이 부문에선 어느 정도 타격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동부CNI가 그동안 IT아웃소싱 서비스를 해왔던 그룹 제조 계열사들이 향후 강도높은 구조조정으로 매각될 경우 고객사 이탈 등 사업손실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회사측은 사업보고 조회공시를 통해 동부그룹의 구조조정, 계열사의 매각 가능성 등의 환경적 변화에 따라 향후 이 부문에 대한 매출이 감소할 수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다만 IT아웃소싱 사업이 타격을 입더라도 전체적으로 회사 사업 포트폴리오와 매출 구조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동부화재 건재여부 중요 = 동부그룹 비금융계열사에 대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이뤄지더라도 동부그룹에서 상당한 애착을 보이고 있는 동부화재 등 금융 계열사가 건재하다면 동부CNI도 이들을 대상으로 한 IT서비스및 아웃소싱 서비스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동부CNI의 IT사업 매출중 동부그룹 관계사 매출은 2013년말 49%이고, 올해 1분기말 기준으로는 48.3%에 달한다. 특히 이중 동부화재 등 금융계열사를 대상으로 한 매출액은 201321.7%, 올해 1분기에는 24.3%를 차지하는 등 양호한 수준이다. 금융계열사중 동부화재, 동부생명, 동부증권, 동부저축은행 등이 있지만 이중 동부화재의 존재감은 월등하다. IT사업부문만 따로 놓고 봤을때, 동부화재가 동부CNI에겐 매우 중요한 버팀목인것은 분명해 보인다.

지난해 동부CNI의 IT사업 매출규모는 국내 IT서비스업계 전체 10위권이다. 물론 삼성SDS, LG CNS, SK C&C IT서비스업계 빅 3보다는 매출 규모가 크게 떨어지지만 내용면에서는 동부그룹 계열사들에 대한 매출이 뒷받침되면서 비교적 안정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현재로선 동부CNI의 IT사업을 위협하는 변수는 결국 그룹 구조조정의 성패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동부그룹의 재무개선 노력이 지지부진할 경우 동부CNI의 신용등급 추가하락이 불가피한데, 이럴경우 동부CNI는 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이 불가능해져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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