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민형기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수장 자리가 공석이 된지 두 달이 지났지만 차기 원장에 대한 하마평은 커녕 임원추천위원회조차 열리지 않고 있다.
현재 장석권 KISA 선임 비상임이사(한양대 교수)가 원장 업무를 대행하고 있으나, KISA가 맡은 핵심 정책추진에는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잇다른 개인정보유출 사고, 사이버침해 사고 등으로 인해 KISA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에 수장 자리가 세 달째 공석으로 남아있다는 점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수장의 공백과 잦은 교체는 조직의 불안정성을 높이는 요소다. 출범 이후 임기를 채운 원장이 단 한차례도 없었다. 일종의 ‘징크스’가 됐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4대 원장 선임에는 좀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세월호 사고 이후 ‘관피아 척결’이란 정부 기조와 더불어 안전행정부가 쪼개짐에 따른 인선 혼란 때문이다.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대국민 담화에서 ‘관피아’를 척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낙하산’ 인사와 같은 관료주의를 뿌리 뽑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당초 이기주 전 원장의 이임식 이후 차기 원장 하마평으로 옛 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출신 인사가 오르내렸다. 과거에도 정계·관계에 발을 담았던 인사들이 원장으로 왔던 전례를 볼 때 설득력이 있었다.
하지만 ‘관피아 척결’이라는 정부 기조가 발표됐음에도 불구하고 중앙부처 관료가 산하기관장으로 선임된다면 국민들로부터의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안행부 개편으로 인해 임추위 구성이 늦춰지고 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KISA는 미래창조과학부 산하기관이다. 하지만 안행부 개편으로 국가안전처, 인사혁신처 등 새로운 부처가 설치됨에 따라 대규모 인선이 예정돼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때문에 산하기관인 KISA의 차기 원장 인선도 미뤄졌다는 주장이다.
오는 7월은 KISA 창립 5주년과 더불어 정보보호의 달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임추위도 열리지 않은 상황이기에 차기 원장 인사는 좀 더 늦어질 수는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피아 척결’을 외치는 것은 좋다. 하지만 ‘관피아 척결’이란 정부 기조가 KISA 뿐 아니라 정부기관 수장 선출에 지연 요소로 작용해선 안 될 것이다.
<이민형 기자>kik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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