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군, 중소기업, 금융 시장까지 영역 확장, 대기업 대상 공략 강화
[디지털데일리 이유지기자] 한국HP 네트워크 사업이 순항하고 있다. 4년 전 쓰리콤을 인수합병하고 네트워크 사업에 본격 나서면서 ‘시스코 대항마’를 자임하고 나섰던 HP가 국내 네트워크 시장에서 최근 두드러진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HP는 최근 입찰이 완료된 ‘2014년 공군 랜(LAN) 장비 교체사업’에서 주요 장비 공급자로 선정됐다. 이 사업은 국군재정관리단이 방위사업청을 통해 128억8500만원의 예산으로 진행됐다. 대우정보시스템이 사업자로 선정된 이 사업에서 HP 스위치 장비가 구축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HP는 최근 네트워크 장비 업계에서 큰 관심을 모은 공공·금융 사업에서도 성과를 나타내는 등 쓰리콤 시절부터 강점을 확보하고 있던 군, 중소기업 시장뿐만 아니라 보수적인 금융 시장으로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지난해 농협 지점망에 스위치 장비를 공급한 것을 비롯해 KB금융지주가 추진한 IP텔레포니 사업에서도 KT를 통해 시스코와 더불어 스위치 장비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지점단에 구축되는 스위치로 단일 품목으로는 가장 많은 수량을 확보했다.
또 지방경찰청이 올해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초고속 광대역 정보통신망 구축 사업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서울지방청 사업도 수주해 경쟁사 장비를 활용하던 유선통합망에 HP 스위치가 새롭게 활용되게 됐다.
HP가 인수합병한 쓰리콤 시절부터 강점을 확보하고 있던 군, 중소기업 시장 뿐만 아니라 보수적인 금융 시장으로도 영역을 대거 확장해나갈 ‘청신호’가 곳곳에서 잡히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HP 네트워크 사업부는 작년에 당초 목표를 상회한 20% 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에도 15%의 성장률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인 IDC 자료를 기준으로 지난해 전세계 이더넷 스위치(L2-L3) 시장 성장률은 3%다.
국내 네트워크 사업부를 총괄하는 강인철 한국HP 상무는 “그동안 기업용 스위치 시장에 집중해왔고 공공 시장과 SMB 분야에서 강세를 나타냈다”면서 “작년 대비 두 자리수 성장세를 이어나가 지속 성장을 이끌기 위해 올해부터는 대기업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 상무는 이어 “향후 점차 기업용 스위치 시장뿐 아니라 무선랜, 라우터 분야까지 넓혀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HP는 한국IDC가 조사한 2014년 1분기 기업용 스위치 시장에서 두 자리 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더넷 스위치 전체 시장에서는 국내 기업인 다산네트웍스와 동일한 점유율 순위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IDC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HP의 스위치 시장 점유율은 7%로, 시스코코리아(51%)와 유비쿼스(9%)의 뒤를 잇고 있다. 나머지 업체들의 점유율은 5% 이하다. 2013년 이 시장 전체규모는 3억6500만달러(약 3700억원)이다.
전세계 스위치 시장에서 60%의 점유율을 가진 시스코와 여전히 격차는 크지만 점유율 2위 입지를 구축한 상태다. 4년 전 스위치 시장에서 7%대 점유율로 시작한 HP는 현재 9%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어 주니퍼네트웍스, 알카텔루슨트, 화웨이보다도 앞서 있다.
더욱이 HP는 차세대 네트워크 패러다임으로 부상한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킹(SDN)과 개방형 네트워킹 분야에 투자를 강화하면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오픈플로우 지원 스위치를 시작으로 SDN 컨트롤러와 애플리케이션, 오케스트레이션 솔루션(SDN 매니저), SDN SDK(소프트웨어개발 툴킷), SDN 앱스토어 등까지 선보이면서 요구되는 SDN 통합 플랫폼을 지원하고 있다. 별도의 사업부에서 네트워크기능가상화(NFV) 사업도 추진하며 국내 통신사 등을 대상으로 적극 소개하고 있다.
한국HP는 지난달 삼성 그룹사와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SDN 세미나를 개최해 관련 솔루션과 기술, 적용사례를 선보이기도 했다.
SDN 전문업체인 나임네트웍스와 협력해 기업이나 연구소를 위한 SDN 테스트베드 솔루션 제공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서버, 스토리지 등의 HP 내 다른 사업부문과도 협력을 강화하며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사업 시너지 확장도 꾸준히 모색 중이다.
손영웅 한국HP 기술 이사는 “2010년 8월 쓰리콤과 합병한 후 본사 차원에서 16분기 이상 연속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으며,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타 경쟁사와 격차를 더욱 벌리면서 확고한 2위로 자리매김 했다”며 “SDN 리더로서 입지를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유지 기자>yj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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