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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리케이션에 MDD 적용 성공, “글로벌 IT시장에서 경쟁력 가질 것”

[인터뷰]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정말일까 의문이 들었다.”

카이스트 경영대학 이병태 교수가 전북은행이 ‘모델 주도형 개발(MDM)’을 통해 차세대시스템을 오픈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든 생각은 바로 의구심이었다.

MDD란 소프트웨어 개발을 할 때 모델을 작성하면 모델로부터 프로그램 코드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서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개발 방식이다. 앞서 전북은행은 LG CNS를 주 사업자로 자바(Java) 기반의 차세대시스템을 MDD 방식을 적용해 개발, 오픈했다. 20여개월이 걸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기간을 단축시키고 이틀이라는 짧은 전환기간 동안 오픈에 성공하면서 주목받았다.

카이스트 경영대학 이병태 교수
카이스트 경영대학 이병태 교수
뉴스를 접한 이 교수는 전북은행의 MDD 적용에 대해 바로 연구에 나섰다. 실제 개발과정에서 얻었던 효과 및 개발자들의 반응을 알아보고 싶었다. 이처럼 이 교수가 전북은행의 MDD 기반 시스템 개발에 대해 의문을 가졌던 것은 세계적으로도 전체 애플리케이션 영역을 MDD 기반으로 개발한 사례가 전무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예전 전산실에서 근무할 때 자동화 툴을 테스트해봤는데 실력 좋은 프로그래머일수록 안쓰려고 할 뿐 아니라 잘 되지도 않았다”며 “단위업무 적용도 어려웠는데 은행의 빅뱅 방식의 차세대시스템 구축에서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성공한 것이 맞다면 다른 대형 프로젝트에서 가능한지 궁금했다. 가능하다면 기업 IT시스템 개발에 있어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해외에서 특정 업무에 MDD를 적용한 개발을 한 사례는 금융과 공공 등에 일부 있긴 하지만 전체 어플리케이션 영역에 적용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보쉬(Bosh)가 전체 어플리케이션 영역에 MDD를 적용한 적이 있지만 이는 개념설계에 국한돼 있었다. 전북은행처럼 실제 실행되는 시스템에 MDD를 적용한 것은 내가 아는 한 세계 최초”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자동화’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있어서 풀리지 않는 숙제였다. 어셈블리(assembly) 언어에서부터 MDD에 이르기까지 개발 환경이 변하는 과정에서 키워드는 ‘단순함’과 ‘자동화’에 대한 지향이었다.

MDD 방식의 개발은 이론적으로 이러한 단순함과 자동화가 최상의 상태로 구현된 것으로 평가된다. ‘모델’이 바로 ‘코드’가 되고 이러한 모델이 단순하게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오류 검증도 한결 간편하다.

다만 MDD 방식 개발을 전 어플리케이션단에 적용하는 것은 그만큼 위험도 크다. 제대로 변환이 안 될 경우 바로 프로젝트 실패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교수는 MDD가 처음 시장에 나왔을 때와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뀐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전에 미국에서 무인자동차가 가능하냐를 놓고 실험을 했었는데 결국 실패했다. 하지만 지금 구글이 무인자동차를 이미 성공시켜놓은 상태다”라며 “그 때와 지금의 차이는 소프트웨어가 발전했다기 보다는 자동차 자체가 전자화가 잘 돼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찬가지로 예전의 기업 IT시스템과 달리 지금의 IT시스템은 표준화, 거버넌스 측면에서 잘 정리가 돼있기 때문에 자동화를 통한 개발이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

또 우리나라 특유의 프로젝트 문화가 이러한 MDD에 대한 도전을 이뤄낸 배경이라는 게 이 교수의 지적이다.

그는 “IT에 대한 의사결정이 외국의 경우 현업부서에서 이뤄지는 반면 우리나라는 CEO나 CIO가 책임을 진다. 이 때문에 전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빅뱅 방식의 차세대개발이 가능했으며 MDD 방식 개발도 이 때문에 가능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한편 MDD 개발방법이 성공적으로 정착되면 오프쇼어 아웃소싱으로 IT시장의 강자가 된 중국과 인도 등의 나라를 더 이상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게 이 교수의 생각이다.

그는 “MDD는 SI업체에겐 개발 생산성을 확보할 수 있고 사용자 입장에선 비용절감을 꾀할 수 있다”며 “MDD는 SI회사의 성공자산으로 끝나지 않고 글로벌 IT시장에서 변혁을 이룰 수 있는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교수는 향후 MDD 방식 개발에 대해 연구의 끈을 이어간다는 생각이다. 그는 “MDD를 통한 생산성, 품질, 비용, 구축 자산 축적 정도와 개발자 경력 및 능력의 상관관계를 정량적으로 분석할 계획”이라며 “전북은행의 유지보수 방법과 문제 발생시 해결 구조가 어떤지 알아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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