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민형기자] 연이어 발생한 개인정보유출로 인해 국민들의 관심이 개인정보보호에 쏠리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상 데이터마이닝에 대한 규제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제프 굴드 세이브거브 전문위원<사진>은 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학교 개인정보보호, 무엇이 문제인가’ 포럼에서 한국정부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데이터마이닝에 대한 규제를 만들어야한다고 주장했다.
굴드 전문위원은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인터넷 기업들은 합법적인 범위내에서 사용자들의 정보들을 마이닝(채굴)해 새로운 정보를 유추, 광고사업에 활용한다”며 “데이터마이닝 기술이 나쁜 기술은 아니지만 도를 넘는다면 오히려 개인정보유출보다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국가가 보호해야할 학생들에 대한 프라이버시 등이 데이터마이닝으로 침해받을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데이터마이닝은 일반적인 정보를 조합해 새로운 정보를 유추해내거나 미래에 실행이 가능한 정보를 제안할 수 있는 기술을 뜻한다.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네이버 등 인터넷 기반 비즈니스를 하는 대부분의 IT기업들은 데이터마이닝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구글의 경우 사용자가 검색한 키워드, 주고받은 메일(Gmail), 위치정보, 감상한 영상(Youtube) 등을 모두 활용해 광고를 노출한다.
가령 구글 메일, 지도(Maps) 등을 사용하는 한국인이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출장을 갈 경우 샌프란시스코의 날씨, 교통편과 같은 기본정보에서부터 샌프란시스코의 맛집과 같은 상점정보를 광고로 노출한다. 사용자가 구글 메일로 받은 인터넷 항공권과 위치정보를 활용한 것이다. 구글의 모바일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젤리빈부터 탑재된 ‘구글 나우(Google Now)’ 서비스가 여기에 포함된다.
페이스북도 구글에 못지않은 데이터마이닝으로 프라이버시를 위협한다. 굴드 전문위원은 “페이스북이 데이터마이닝을 통해 알 수 있는 사용자 정보에는 인종, 성별, 직업, 종교, 정치적 견해, 나이, 흡연유무 등과 같은 기본적적인 정보에서부터 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지, 어떤 병력이 있는지에 대한 정보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이 이러한 정보를 활용해 사용자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좋지만, 그 정보를 어디까지 활용하는지를 사용자들이 인지할 수 있도록 규제를 만들어야하며, 사용자 스스로도 학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경우 학생들을 대상으로 데이터마이닝은 허용하지만 이를 활용한 광고는 제한이 많다. 하지만 학교를 졸업한 순간 지금까지 수집된 정보들을 바탕으로 수많은 광고가 노출되게 된다. 이러한 부분도 정부와 인터넷 기업들이 조율해야되는 부분이다.
굴드 전문위원은 “앞으로 (데이터마이닝으로 인한) 문제는 분명 발생할 수 있다.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 ▲부모를 대상으로 한 데이터마이닝 관련 교육 실시 ▲데이터마이닝을 제한할 수 있는 도구 마련(학교) ▲법적으로 규제방안 마련 ▲인터넷 기업들의 투명한 정보공개 등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제프 굴드 전문위원은 미국의 비영리 IT단체 세이프거브에서 대표 겸 전문위원을 맡고 있으며 구글, 페이스북 등 인터넷 기업들이 사용자들의 자기정보통제권을 강화할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는 대표적인 인사다.
이날 포럼에는 장광수 한국정보화진흥원 원장, 김형성 개인정보보호법학회장, 이홍섭 개인정보보호범국민운동본부 대표, 윤문상 한국교육방송공사 부사장(소비자시민모임회장) 등과 관련업계 종사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민형 기자>kik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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