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IT
금융권 구조조정 소용돌이, IT전략 변화 예고
디지털데일리
발행일 2013-12-24 08:44:21
- 정부 정책 및 구조조정 차원에서 합종연횡 본격화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정부의 금융정책 및 기업들의 구조조정에 따라 내년도 금융 IT시장도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그룹 매각 정책에 따라 은행권의 판도 변화가 예상되는데다 현대그룹이 최근 금융 계열사 매각에 나섰으며 금융당국은 기업은행과 산업은행의 공공기관 지정을 구체화 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2014년 한해는 금융권의 합종연횡에 따른 조직 결합 및 시스템 대응작업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주말 현대그룹이 주축 계열사인 현대증권을 비롯해 현대자산운용, 현대저축은행 등 금융계열사 3개를 모두 매각키로 하는 등의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자구책을 발표했다. 현대그룹은 세부적인 매각방안과 절차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비롯한 금융권과 협의해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업계에서는 매물로 나올 3개 금융사를 분리해 매각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현대증권의 경우 가장 매력적인 매물이지만 현대저축은행과 현대자산운용은 무게감이 덜 할 수 밖에 없다.
현대저축은행은 강남본점을 비롯 4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지점수가 크지 않은데다 저축은행 중앙회를 통한 IT시스템 운영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운영 면에서도 큰 비용이 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현대자산운용의 경우 현대증권의 100% 지분 출자구조로 돼 있어 분리해 매각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업계에선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의 HMC투자증권 등이 인수 대상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시나리오대로 흘러간다면 HMC투자증권의 IT운영을 지원하고 있는 현대오토에버의 지원 영역이 넓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현대증권은 2009년 자본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차세대시스템을 티맥스소프트를 주 사업자로 개발에 나서 오픈한 바 있지만 내년이면 5년째에 접어드는 만큼 인수 대상자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새로운 신시스템 구축이 타진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그룹의 매각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계열 지방은행인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매각을 위한 본 입찰이 23일 마감된다.
이번 인수전에서 경남은행은 경은사랑 컨소시엄과 BS금융 2파전이, 광주은행은 신한금융과 JB금융의 2파전이 될 전망이다. 이들 은행의 우선협상대상자 발표는 이달 말로 예정돼있다.
지방은행에 인수되느냐 아니면 대형 시중은행에 인수되느냐에 따라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의 IT전략도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경남은행의 경우 현재 1000억원의 IT예산을 투입해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 외에 약 50테라바이트(TB)에 달하는 ‘DW 어플라이언스’를 도입하고, 업무 프로세스 개선을 위한 BPR(비지니스 프로세스 효율화)을 새롭게 구축하는 등 IT시스템의 전면 개편을 진행 중이다.
지방 자본으로 경남은행이 인수될 경우 현재 구축하고 있는 IT시스템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대형 시중은행에 인수되더라도 신 시스템 위주의 업무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IT시스템 운영의 경우도 경남은행 자체 인력 및 우리FIS에서 수혈되는 인력 위주의 독자 운영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광주은행의 경우 시스템 노후화로 인해 IT시스템 통합 과정에서 일정 부분 고도화가 진행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한편 정부의 정책변화에 따른 은행의 내년도 IT전략 변화도 예상된다.
최근 정부가 정책금융 개편 과정에서 기업은행의 정부 지분을 유지하기로 하면서 기업은행의 민영화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 기업은행의 정책 기능을 기존처럼 수행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민간 여수신 확대에 나섰던 기업은행의 전략에 변화가 올지도 관심이다.
현재 기업은행은 포스트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이번 사업은 기업은행의 소매금융 확대를 위한 밑바탕이 되는 사업이다. 하지만 정책금융으로서의 역할이 강조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향후 기업은행의 핵심 전략의 무게추가 어디로 기우느냐에 따라 IT투자 기조가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증권업계의 인수합병을 독려하고 나선 것도 금융IT 시장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우리투자증권 패키지의 새 주인이 24일 결정될 예정인 가운데 농협금융지주, KB금융지주, 파인스트리트 가운데 우투증권 패키지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를 결정하게 된다. 이밖에 중소규모 증권사들의 인수합병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트레이드증권·리딩투자증권·골든브릿지 증권 등이 매물로 나와 있는 상황이다.
대부분 코스콤의 IT서비스를 받고 있지만 인수 주체가 어디가 되느냐에 따라 향후 IT전략도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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