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갤럭시노트3 또는 갤럭시라운드와 묶음 판매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SK텔레콤이 삼성전자 스마트시계 ‘갤럭시기어’ 재고처리에 들어간 것일까. 자체적으로 스마트폰과 묶음 할인 판매에 착수했다. 제조사가 아닌 통신사가 이런 상품을 내는 것은 이례적이다.
9일 SK텔레콤은 갤럭시기어 번들 패키지를 전국 매장서 판매한다고 밝혔다. 번들은 ‘갤럭시노트3’ 또는 ‘갤럭시라운드’로 구성했다. 가격은 매장마다 다르다. 제품을 공급한 삼성전자가 아닌 SK텔레콤이 할인 판매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묶음 판매를 하는 것이 아니라 SK텔레콤이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행사다. 이를 위해 추가로 주문을 했다”라며 “각 대리점의 규모나 보조금에 따라 할인액은 차이가 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각 제품 출고가를 합친 가격과 정상적으로 받을 수 있는 보조금에 추가로 10~15만원 정도 할인이 이뤄진다. 각 제품 출고가는 ▲갤럭시노트3(32GB) 106만7000원 ▲갤럭시라운드(32GB) 108만9000원 ▲갤럭시기어 39만6000원이다.
SK텔레콤은 오는 22일부터 제품 구매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경품 행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갤럭시기어는 출시 당시 관심을 받았지만 국내 성적은 신통치 않다. 높은 가격과 호환 제품 부족 등이 원인이다. 때문에 통신사는 출시 때부터 번들 구성을 원했지만 삼성전자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번들 상품 구성 계획은 아직 없다”라며 “갤럭시기어 국내 판매량은 공개할 수 없지만 전 세계적으로 11월 중순 기준 80만대 이상 공급했다”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의 갤럭시기어 번들 판매는 사실상 갤럭시기어를 밀어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기어는 통신 기능이 없어 보조금을 줄 수 없다. 스마트폰과 묶어 스마트폰에 보조금을 더하는 편법 마케팅을 진행하기 위해 패키지 상품을 구성한 것으로 분석된다. 통신사는 재고 부담을 갖는 것보다 일정 손해를 감수하고 판매하는 것이 유통관리에 유리하다. 대신 삼성전자가 갤럭시기어 추가 매출을 올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통신사가 이같은 피해를 재차 감당할 확률은 낮다.
한편 SK텔레콤의 묶음 판매에 대한 KT와 LG유플러스의 대응이 주목된다. 이들도 상당량의 갤럭시기어를 보유 중이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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