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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초의 글로벌 인터넷 성공사례 ‘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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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전 세계에서 최초의 성공을 거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싸이월드다. 싸이월드는 페이스북이 등장하기 3년 전에 이미 100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수익모델을 만들었다.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도 사업 초기 벤치마크를 위해 싸이월드를 방문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싸이월드는 지금 페이스북에 완전히 짓밟혔다. 싸이월드를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는 지난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SNS의 개척자였던 싸이월드지만, SNS 전성시대를 맞아 부진에 빠졌다.
    
많은 전문가들은 싸이월드의 부진이 글로벌 시장 진출 실패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국에서는 이미 싸이월드를 통한 수익이 포화 상태였기 때문에 해외 시장을 개척해야 했는데, 이에 실패한 것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해외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자, SNS 대신 검색에 역량을 투입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네이버의 장벽에 가로막혀 현재의 위기를 맞았다.

싸이월드의 사례는 인터넷 사업에서 글로벌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국내에서 아무리 큰 성공을 거뒀어도 해외 시장을 공략하지 못하면 성공의 환희는 오래가지 않는다.

네이버가 국내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장밋빛 미래를 장담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내에서의 성장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고, 현재 포화된 시장 상황에서 그 시일이 얼마 남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이 가운데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인 라인주식회사가 운영하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가입자 3억명을 돌파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라인주식회사는 25일 일본 도쿄 시부야 히카리에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3억명 돌파 이벤트를 개최하고, 자축했다.

라인 가입자 3억명 돌파는 단순히 특정 기업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라인은 국내 인터넷 업계 사상 최초, 아니 아시아 지역 인터넷 기업 최초로 글로벌화에 성공한 서비스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메신저 시장의 맏형 격인 미국 왓츠앱(가입자 3억5000명)을 턱밑까지 따라왔다.

모리카와 아키라 라인주식회사 대표는 “라인은 한국의 네이버에서 나온 일본 회사가 만든 서비스”라면서 “아시아에서 유일하다”고 말했다.

라인의 성공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은 아니다. 네이버는 지난 2001년부터 일본시장의 문을 두드려왔다. 지난 5년 동안은 이해진 의장이 직접 일본에 상주하다시피 하면서 서비스 개발 및 시장 공략을 진두지휘해 왔다. 그러나 라인이 등장하기 전까지 해외에서의 성공은 요원해 보였다.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의장은 “가입자 3억명이라는 것에 현실감이 없고 혹시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면서 “너무나 가슴 벅찬 순간”이라고 말했다.

이 의장은 “5~6년 동안 일본에서 끊임없이 노력했지만 많은 실패를 경험해 술도 많이 마셨다”면서 “저희 대에는 성공하기 어려울 것 같아 ‘나는 징검다리 역할에 만족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 의장은 이어 “많은 인터넷 기업의 성공사례를 보면 마치 천재들의 아이디어로 이뤄지는 것처럼 미디어에 나오는데, 제 경험을 보면 많은 실패 끝에 절박한 상황에서 성공이 오더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라인이 아직 완벽한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다. 가입자 3억명이 적은 수치는 아니지만, 현재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시장은 공룡들의 전쟁터다. 중국 텐센트의 위챗이 내수 시장에 힘입어 가입자 6억명을 돌파했고, 구글과 페이스북도 이 시장에 들어왔다.

인터넷 세상 변방에서 시작한 라인으로서는 부담스러운 싸움이다. 이 의장은 “페이스북, 구글 등 엄청난 회사들이 엄청난 자금력을 바탕으로 이 시장에 들어오고 있기 때문에 잘 싸울 수 있을 지 두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은 이미 시작됐다. 라인주식회사는 2014년까지 가입자 5억명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모리카와 대표는 “앞으로도 라인은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의 가능성을 추구해 새로운 기능 개발 및 서비스 품질 개선을 통해서 2014년 전세계 가입자수 5억명 돌파라는 목표를 내걸고 세계 최대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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