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파괴하면서 창조하는 아마존…IBM·MS의 뒷덜미를 잡다
디지털데일리
발행일 2013-11-20 09:13:22
[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아마존은 파괴자다. 온라인서점으로 시작한 이 회사는 이제 엔터프라이즈 컴퓨팅 산업에서 전통의 강자들을 파괴해 나가고 있다. 이처럼 기존의 IT업체들을 파괴해 나가면서도 아마존은 클라우드라는 새로운 세상을 창조해 나가고 있다.
지난 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연례 컨퍼런스 ‘AWS re : Invent 2013’의 기조연설에서 앤디 제이시 부사장은 이같은 현상을 두고 “세상이 달라졌다(The world is a different place)”고 말했다.
이번 AWS re : Invent 2013 행사에서 새롭게 선보인 서비스들은 AWS가 세상을 파괴하면서 창조하는 모습을 다시 한번 반복했다.
대표적인 것이 ‘아마존 워크스페이스(Amazon WorkSpaces)’다. 이는 가상 데스크톱을 기업 내부 환경뿐 아니라 대중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각국의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이 가상 데스크톱 서비스를 시도해왔지만, 파장이 크지는 않았다.
그러나 AWS다.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클라우드 업체다. 가트너 매직 쿼더런트의 ‘클라우드 서비스로서의 인프라(Cloud Infrastructure as a Service)’ 영역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홀로 차지하고 있는 회사다.
AWS의 가상 데스크톱 서비스 개시 소식에 MS는 바싹 목이 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마존 워크스페이스에 가상 데스크톱을 하나 설치해 두면 영원히 쓸 수 있다. PC, 태블릿, 스마트폰 모두에서 이 가상 데스크톱에 접속해 이용할 수 있다. PC가 오래돼 교체해도 윈도를 새로 살 필요가 없다.
이는 MS로서는 재앙에 가까운 상황이다. 지금까지 가상 데스크톱은 MS가 라이선스를 제어할 수 있는 기업 내에에서만 이용됐다. 반면 앞으로는 MS의 제어가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아마존은 아마존 워크스페이스 외에 이번 행사에서 이 외에도 ‘AWS 클라우드트레일(CloudTrail), ‘앱스트림(AppStream)’ 등을 발표했다.
클라우드트레일은 AWS 서비스 API 호출 기록을 분석해 규제준수 등에 활용하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사용자의 일정 기간 동안 활동이나 특정 리소스에 대한 접속 로그를 확인 할 수있다.
앱스트림은 주로 게임 개발사나 모바일앱 개발사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HD 화질의 비디오 응용 프로그램 및 3D 게임을 스트리밍으로 제공할 수 있다. 지금까지 이 영역은 성능 문제로 클라우드 서버를 이용하는 사례가 많지 않았는데, AWS는 이 서비스를 위해 엔비디아GRID GPU를 채용 한 강력한 EC2 인스턴스를 준비했다.
제이시 부사장은 신규 서비스들을 발표하며 “우리는 경쟁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이는 경쟁자라고 할 만한 회사가 없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들린다. 실제로 가트너가 8월에 발표한 매직쿼더런트를 보면 아마존의 경쟁자라고 평가할만한 회사는 존재하지 않는 듯 보인다.
클라우드 분야에서의 독보적인 아마존의 힘은 엔터프라이즈 컴퓨팅 업계의 거두 IBM마저 위협하고 있다. 올초 CIA의 클라우드 구축 입찰에서 아마존이 IBM을 제치고, 사업자로 선정된 것이 이를 단적으로 증명한다.
지금까지 미국의 공공IT시장에서 IBM의 힘은 막강했다. CIA가 IBM이 아닌 아마존을 선택했다는 것은, 제이시 부사장이 말한 달라진 세상의 단면이다.
IBM이 뒤늦게 소프트레이어(SoftLayer) 인수를 통해 아마존 견제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까지 격차는 비교하기에도 민망한 수준이다. 제이시 부사장은 “올드 가이(IBM)들은 클라우드 파워를 오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마존과 함께 클라우드 세상을 이끌고 있는 세일즈포스닷컴의 마크 베니오프 사장은 최근 분기 실적발표에서 “과거의 대표자들은 클라우드, 소셜, 모바일에 제대로 접근하지 못하고 있으며, 오래된 물건들만 팔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IBM은 이번 AWS 행사에 앞서 버스 광고를 통해 “IBM 클라우드가 전 세계 웹사이트의 30%를 호스팅하고 있다”는 다소 민망한 광고 캠페인을 펼쳤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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