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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지스타, 잔치를 끝내지 말라

[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지금 부산 해운대와 벡스코 일대는 국제 게임전시회 ‘지스타’로 북적거리고 있다. 지스타는 약 20만명의 참관객이 방문하는 최대 규모의 국제 게임전시회다. 국내에서 개최되는 연례 컨벤션 행사 중 20만명을 동원하는 행사는 지스타가 유일하다.

그런데 올해 지스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이 발의한 4대 중독법 때문에 어수선한 가운데, 참관객도 줄었다. 첫날 관람객은 3만2787명에 불과했다. 예년보다 1만 명 이상 줄어든 것이다.

이는 주요 국내 게임업체들이 지스타에 불참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엔씨소프트, NHN엔터테인먼트, CJ E&M 넷마블, 네오위즈게임즈, 위메이드 등 주요 게임업체들이 일반인 대상 전시회에 참여하지 않았다. 참가사들도 예년에 비해 전시 규모를 대폭 축소했다.

주요 업체들이 전시부스를 차리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내세울만한 신작이 없기 때문이지만, 정부의 규제 움직임에 대한 반발 심리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지스타는 게임업계의 영향력을 높일 수 있는 지렛대다. 지스타가 약해지면 게임업계가 정치권에 발휘할 수 있는 영향력도 약해질 수 있다.

올초 지스타 보이콧 논란을 돌아보자. 부산 지역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서병수, 유기준 새누리당 의원이 게임규제법에 동참했을 때 게임업계에서는 지스타 보이콧까지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지스타 보이콧이 언급되자 부산시가 화들짝 놀랐다. 부산시 공무원들이 급히 상경, 게임 업계를 달래기 위해 애를 썼다. 부산시는 지역 국회의원 등에게 게임산업의 중요성과 지스타 개최의 필요성 등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는 지스타가 유발하는 경제효과가 크기 때문이다.부산발전연구원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2011년 기준으로 지스타의 경제적 효과는 1024억 원이다. 이는 부산국제영화제(약 530억 원)보다 두배 가량 큰 것이다. 부산시 입장에서 지스타가 매우 중요한 행사일 수밖에 없다.

특히 부산은 현재 집권여당에 중요한 표밭 중 하나인 지역이다. 부산지역의 민심을 정부와 여당이 쉽게 무시할 수만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지스타의 규모가 축소되고, 참관객이 줄어들어 경제유발 효과가 적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부산시와 정치권의 게임업계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게임업계는 부산이라는 중요한 우군을 잃게 되고, 결국 게임규제 강화와 게임산업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주요 게임업체들의 지스타 불참이 위험한 이유다. 각 게임업체들은 홍보할 신작이 없다는 사적 차원으로 지스타에 불참했겠지만, 이것이 게임산업 위축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는 것이다.

지스타는 더욱 크고 화려하게 발전돼야 한다. 지스타는 게임업계의 중요한 무기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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