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보비대칭성 해소, 착시 마케팅 견제 효과…대다수 소비자, 스마트폰 실구매가 내려가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국회에 계류 중인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보조금 규제법)안’은 100만원을 돌파한 스마트폰 출고가를 끌어내리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 그나마 보조금을 통해 일부 소비자라도 스마트폰을 싸게 살 수 있었던 기회를 날려버리는 것이 아닐까.
소비자가 갖는 이같은 의문에 답할 수 있는 단초는 지난 2012년 3월 있었던 공정거래위원회의 통신3사와 휴대폰 제조 3사의 불공정 행위에 과징금 457억7000만원을 부과했던 결정에서 찾을 수 있다.
통신사와 제조사가 공모해 스마트폰 가격을 보조금을 감안해 부풀리다가 철퇴를 맞았다. 당시 문제가 됐던 제품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출시한 총 44종이다. 출고가와 공급가의 가격차는 평균 22만5000원에 달했다. 이 때 스마트폰을 구입한 사람 중 22만5000원 이하로 보조금을 받은 사람은 모두 속은 셈이다. 요금할인을 보조금처럼 안내해 높은 요금제에 가입시키면서 생색을 내는 착시 마케팅도 문제가 됐다.
이에 대한 처벌은 ▲SK텔레콤 202억5000만원 ▲KT 51억4000만원 ▲LG유플러스 29억8000만원 ▲삼성전자 142억8000만원 ▲LG전자 21억8000만원 ▲팬택 5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삼성전자는 조사방해를 하다가 걸려 추가로 4억원의 과태료를 물었다. 기업의 기회 비용을 감안하면 이만큼 스마트폰 출고가는 내려갈 수 있었다.
현재 휴대폰 유통 구조는 소비자에게 정확한 제품 공급가와 보조금 및 장려금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이러다보니 제품을 구매한 사람에게 거둔 초과 수익은 나중에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에게 사용할 보조금 재원으로 이용된다. 부풀려진 출고가 때문에 더 많은 요금할인이 필요하고 요금할인이 높은 고가 요금제를 선택하게 된다. 보조금을 적게 쓰는 회사는 경쟁사보다 더 많은 이익을 보게 된다. 정보의 투명성 확보야말로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첫걸음이다.
업계의 자정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KT가 시행했던 ‘페어프라이스’나 옛 지식경제부가 도입했던 ‘휴대폰 정찰제’ 등 통신사와 대리점에서 휴대폰 가격과 보조금을 고지하는 것이었다. 수시로 바뀌는 경쟁 상황과 제조사의 비협조로 정착되지 못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휴대폰 보조금 27만원 가이드라인’ 역시 같은 이유로 유명무실하다. 법률로 통제할 필요성이 제기된 이유다. 법률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제조사도 규제대상에 포함돼야 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보조금 규제법은 ▲가입유형·요금제·거주지 등에 따른 보조금 차별 금지 ▲보조금 지급 요건 및 내용 공시 ▲보조금 지급 조건으로 특정 요금제 및 부가서비스 강요시 계약 효력 무효화 ▲보조금 미지급시 상당액 요금할인 제공 ▲제조사 장려금 조사 및 규제 도입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한편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면 그동안 과다 수익을 거둬온 제조사와 제품이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제조사는 가격을 유지해 소비자 저항에 직면하던지 가격을 낮춰 판매 증진을 선택하든지 양자택일 기로에 서게 된다. 소비자는 착시 마케팅에 속지 않아도 돼 합리적 가격에 합리적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출고가 80만원대 제품은 50만원대 또는 그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 보조금 27만원을 적용하면 20만원 안팎까지 실구매가는 내려간다. 특정시기 특정제품을 구입한 사람뿐 아니라 대다수의 사람이 혜택을 볼 수 있다. 보조금을 받지 않는 사람은 지금보다 더 많은 요금할인을 받을 기회가 생긴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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