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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구태 반복한 방통위 국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혹시나 했다. 하지만 결과는 역시나였다.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가 구태에서 벗어나지 벗어나지 못했다. 늘 정책 국감을 외쳤지만 그러한 모습은 올해도 찾기 어려웠다. 늘 언제나 그랬듯 여야간 정치쟁점의 장으로 변질됐다. 지난 정권 5년간에 이어 새 정권에서도 바뀐 것은 전혀 없었다.

15일 열렸던 방통위 국감이 자정이 다 돼서야 끝났다. 아니 회의는 하지도 못하고 여야간 싸움만 하다가 산회했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문제의 발단은 증인으로 채택된 TV조선의 보도본부장이 불참했기 때문이다. 야당은 동행명령을 주장했고, 여당은 언론의 보도 책임자를 국회에 불러 윽박지를 수 없다며 반대했다. 추후 논의, 투표 등 서로 대안을 제시했지만 서로 무시했다. 자신들만의 주장을 외쳤고, 상대방을 이상한 집단으로 매도했다.

어느 것이 옳다 그르다를 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국감 때 보여준 여야의 모습은 그들을 뽑아 국회로 보내준 국민들에게 배신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양보와 타협대신 반목과 질시로 일관했다.

불참한 1명의 증인에 매몰돼 다른 증인들에 대해서는 단 한개의 질문도 하지 못했다. 언론, 궁극적으로는 국민들의 알권리를 스스로 뭉게버렸다.

이번 방통위 국감은 처음으로 본청에서 진행됐다. 보통 국회에서 국감을 하게 될 경우 온라인으로 중계를 해준다. 하지만 이번에는 시설이 갖춰져있지 않기 때문에 중계가 불가능했다. 즉, 일반 국민들은 국감에서 어떠한 일들이 있었는지, 현장의 분위기는 알 수 없다. 언론을 통해서만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이다. 국민들이 현장을 직접 지켜봤다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지 궁금하다.

지난 정부 5년간 방통위의 국감을 지켜봤다. 방통위가 방송 정책을 다루는 기관이다보니 정치적 논쟁은 피할 수 없다. 일정부분 현실을 인정할 수 있다.

하지만 국정감사는 국회가 부처의 국정 전반에 대해 조사를 행하는 것이다. 입법 기능 외에 정부를 감시, 비판하는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하는 것이다. 정치적 논리 싸움은 국감장이 아니라 국회에서 하는 것이 어울린다.

수년째 말로만 정책국감을 외치는 국회가, 국감의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지 곱씹어봐야 한다. 여야의 싸움에 감시와 지적을 받아야 할 행정부는 뒤에서 웃고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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