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퀄컴, 미디어텍, TSMC도 고성장… 인텔, AMD는 역성장 기조 유지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SK하이닉스가 올 상반기 메모리 가격 상승에 힘입어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 가운데 가장 높은 매출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가 주력 품목인 미국 퀄컴과 대만 미디어텍도 30%가 넘는 고성장을 했다. 파운드리 업체 중에선 대만 TSMC의 성장세가 가장 높았다.
계속된 PC 판매 부진으로 매출액 기준 반도체 업계 1위인 인텔은 4% 마이너스 성장했다. PC용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 2인자인 AMD 역시 20%가 넘는 매출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올해 상반기 반도체 업계의 매출액을 집계해 발표했다. 작년 상반기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성장세를 일군 업체는 SK하이닉스, 퀄컴, 미디어텍, TSMC, NXP, 글로벌파운드리(GF)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메모리 전문 업체인 SK하이닉스는 공급부족에 따른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 상승으로 올 상반기 전년 대비 38% 성장한 60억98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업계 순위도 8위에서 5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모바일 AP가 주력인 퀄컴과 미디어텍은 전방 산업인 스마트폰 시장 확대에 힘입어 각각 37%, 33%의 매출 성장세를 나타냈다. 퀄컴과 미디어텍은 스마트폰용 모바일 AP 시장 1, 2위 업체이기도 하다.
공장을 가진 종합반도체(IDM) 업체들이 고정비를 줄이기 위해 생산시설을 줄이고 외주 생산을 늘리는 ‘팹라이트’ 경향이 심화되면서 순수 파운드리 업체들의 매출액도 지속 성장하고 있다. 올 상반기 TSMC와 GF, UMC는 각각 23%, 10%, 6%의 견조한 매출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크론과 엘피다, 도시바 등 메모리 반도체를 주력으로 삼는 업체들도 올 상반기 매출이 성장했다. 메모리 업계 1위 업체이자 전체 반도체 2위 업체인 삼성전자는 모바일 AP 등을 다루는 시스템LSI 사업의 부진으로 매출 성장률이 4%에 그쳤다. 마이크론은 지난 7월 31일 엘피다 인수를 완료했다. IC인사이츠는 양사 매출을 따로 분류했지만 이 두 업체의 매출액을 합치면 업계 순위는 5위로 껑충 뛰어오르게 된다.
매출 부진으로 우울한 업체들도 있다. PC용 MPU가 주력인 인텔과 AMD는 매출 감소세가 지속됐다. 인텔은 4%, AMD는 25%나 매출이 줄어들었다. 맞춤형 시스템온칩(SoC)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AMD는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22% 오를 것이라는 예측치를 제시했지만 올해 연간으로는 전년 대비 17%의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고 IC인사이츠는 예상했다. 인피니언(-1%), ST마이크로(-2%), 텍사스인스트루먼트(-7%) 등 시스템반도체 전문 업체들도 작년 상반기 대비 매출이 하락했다.
일본 업체인 르네사스와 소니도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15%, 26% 감소했다. 상위 20위 업체 순위에는 없지만 후지쯔도 19% 매출이 하락했다고 IC인사이츠는 밝혔다. 이들은 실제 판매가 줄어들기도 했지만 엔화 약세로 인해 미국 달러 기반 매출 집계에서 불이익을 받았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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