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그라4 AP 장착, 21.5인치 터치스크린 지원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HP가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내장한 일체형PC ‘슬레이트21’을 국내에 선보일 계획이다. 슬레이트21은 HP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를 사용하지 않은 최초의 일체형PC로 사양이나 기능이 태블릿에 더 가까운 형태를 띠고 있다.
HP와 구글의 관계는 생각보다 끈적끈적하다. 지난 6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행사에서 HP 멕 휘트먼 CEO(최고경영자)는 자사의 하드웨어와 관리 시스템을 구글앱스와 통합하는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힌바 있다.
전 세계 PC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HP는 MS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파트너다. 하지만 HP는 크롬 OS를 탑재한 ‘크롬북’을 포함해 안드로이드 태블릿 ‘슬레이트7’, 일체형PC에 이르기까지 비윈도 계열 제품을 계속해서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P는 조만간 안드로이드 4.2 젤리빈을 내장한 일체형PC 슬레이트21을 국내에 판매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제품은 엔비디아 테그라4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각도 조절이 가능한 21.5인치 터치스크린, 2개의 손가락 제스처로 사용이 가능한 슬릭 폼팩터 등이 특징이다.
현재 PC 시장은 계속된 부진을 겪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10일(현지시각) 2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10.9%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HP는 16.3%의 시장점유율로 레노버(16.7%)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2위로 밀려난 셈이다.
국내 2분기 PC 출하량은 최종 집계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전통적인 비수기철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HP뿐 아니라 다른 업체도 상황이 썩 밝지 않다. HP의 경우 외국계 PC 업체 가운데 1위를 달리고 있으나 전 세계와 마찬가지로 레노버가 빠른 속도로 시장점유율을 늘리고 있어 안심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안드로이드 일체형PC는 나름대로 침체된 PC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7인치 태블릿 슬레이트7과 마찬가지로 국내에서 얼마나 판매고를 올릴 수 있을지 내부적으로 고민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슬레이트7 판매를 결정하기까지 상당한 진통을 겪었고 슬레이트21도 마찬가지”라며 “다만 제품 발표 시기를 고려했을 때 HP가 적극적으로 판매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슬레이트21은 윈도를 장착한 일체형PC보다 저렴하게 판매될 것이 확실시된다. 주요 부품이 전통적인 PC와 비교해 저렴하고 별도의 라이선스 비용이 필요치 않은 안드로이드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도 400달러부터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보여 국내에서는 60만원 내외에서 가격이 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아티브Q와 같은 멀티 OS 제품을 내놓은 것처럼 안드로이드는 콘텐츠 소비 측면에서 유리한 측면이 있다”며 “게임이나 웹서핑, 멀티미디어 등을 즐기기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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