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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과거와 미래를 담는다…‘넥슨컴퓨터박물관’이 가지는 의미

[IT전문 미디어 블로그=딜라이트닷넷]

넥슨 지주회사 엔엑스씨(대표 김정주)가 이달 하순 ‘넥슨컴퓨터박물관’의 개관을 앞두고 있습니다. 박물관 이름에서 느껴지는 대로 컴퓨터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제주시 노형동에 위치한 넥슨컴퓨터박물관(http://blog.nexoncomputermuseum.org)
은 총 740평(2445.68m²), 4개층(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개관합니다. 관람 요금은 성인 8000원, 청소년(중,고등학생) 7000원, 어린이(5~13세) 6000원입니다.

박물관 측 설명대로 소장품 규모에서 미국의 스트롱박물관이나 독일의 컴퓨터쉬펠박물관 등 해외 유명 박물관과 비교가 불가능하다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컴퓨터박물관이 문을 연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컴퓨터 잡지와 소프트웨어(SW)를 제외하면 1200여점의 하드웨어(HW)를 확보했다고 하는군요.

넥슨컴퓨터박물관은 게임회사가 만든 곳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컴퓨터의 발전을 볼 수 있는 박물관을 세계 곳곳에 있다지만 게임과 함께 역사 정보를 제공하는 곳은 흔치 않겠지요.

게다가 패키지게임이 아닌 온라인게임과 컴퓨터의 전시라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온라인게임 종주국인 한국이 박물관의 최적지일 것입니다. 넥슨이 박물관 개관 전부터 해외 유수의 박물관과 교류를 이어올 수 있었던 배경이라는군요. 실제 복각작업 등에서 해외 박물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내년 상반기 넥슨컴퓨터박물관엔 온라인게임의 과거가 전시됩니다.

넥슨이 첫 상용화한 온라인게임 ‘바람의나라’가 아카이빙(데이터 보존)을 통해 되살아나게 되는데요. 박물관에 따르면 서비스 초기로 거슬러갈수록 당시 게임 환경 그대로 되살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합니다. 특정 시점 이전은 게임을 다시 만드는 수준이라며 박물관 측은 복원작업의 어려움을 토로했는데요. 당시 게임의 느낌을 되살리는 것에 집중한다고 전했습니다.

‘바람의나라’는 연매출 1조원대 기업인 넥슨의 시작점이라고 볼 수 있는 게임입니다. 게다가 세계 최장수 상용화 그래픽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돼 있으니 넥슨이 아닌 국가 차원에서도 의미 있는 자산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도 20명이 넘는 넥슨 개발진이 붙어 서비스를 이어가는 이유입니다.

오는 2014년, 넥슨은 설립 20주년을 앞두고 있습니다. 넥슨 입장에서 내년은 설립 이후 그 어느 해보다 뜻 깊은 해가 될 것입니다.

올해 넥슨컴퓨터박물관의 개관에 이어 내년에 ‘바람의나라’ 복원작업의 결과물이 박물관에 전시되기 때문입니다. 과거를 돌아본다는 여유를 가진다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일인데, 넥슨은 이를 착착 현실화해가고 있습니다. 넥슨이 과거에 어떤 미래를 투영해낼지도 관심이 갑니다.

실제로 가본 넥슨컴퓨터박물관은 컴퓨터 하드웨어와 패키지게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시돼 있습니다. 온라인게임의 전시 비중은 차차 늘겠지요. 박물관 측은 분기마다 전시한 소장품을 교체하고 관람객들의 의견을 반영해 운영한다며 의지를 보였습니다.

넥슨컴퓨터박물관에서는 대부분의 게임을 체험해볼 수 있습니다. 상당히 인상 깊게 다가온 부분인데요. 특히 4관(지하1층과 2층) 전시장에 지난 게임의 역사가 모여 있습니다. 게임팩은 복제 기판이 아닌 정품 기판입니다. 김정주 대표도 소장품을 확보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뒤따랐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30대 이상의 남성층이 지하 1층 전시관에 간다면 향수에 빠질 법합니다. 역사적 아케이드 게임인 아타리의 ‘퐁’부터 1990년대까지의 아케이드 게임이 전시돼 있습니다. 이들 게임을 보통 오락실 게임이라고 부르지요.  

1층 전시장은 박물관의 분위기가 물씬 납니다. 유명한 ‘애플 I’ 컴퓨터부터 최초의 마우스,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 등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3층엔 도스(MS-DOS), GW베이직, 한메타자 등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소장품을 보관하는 수장고를 개방해 원하는 컴퓨터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하네요. 기증품도 받는다고 합니다.

해외 박물관은 자체적으로 확보한 소장품 대비해 기증품의 비중이 상당하다고 합니다. 최 관장도 이 부분을 거듭 언급하더군요. 넥슨컴퓨터박물관이 향후 세계적인 박물관으로 발전해가기 위해서는 개인이나 학교 등 단체의 기증이 중요합니다.

더욱이 같은 게임업계 종사자들이 앞장서 옛 게임의 소스코드 제공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박물관 한편에 온라인게임 역사관이 생기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라 봅니다.

[이대호기자 블로그=게임 그리고 소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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