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신사 수요예측 실패·정부 단속 지속·LG계열사 협력 강화, ‘삼중고’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삼성전자와 팬택이 2분기 선보인 스마트폰 ‘갤럭시S4’와 ‘베가아이언’의 국내 수요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국내 휴대폰 유통 대부분을 담당하는 통신사가 보유하고 있는 기본 제품 판매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주문량이 늘지 않아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갤럭시S4와 팬택 베가아이언의 국내 누적 공급량은 각각 50만대와 30만대 안팎을 기록 중이다. 두 제품은 지난 4월26일부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갤럭시S4의 전작인 ‘갤럭시S3’가 출시 한 달여만에 국내 공급 100만대를 돌파한 것을 감안하면 실망스러운 숫자다.
국내 휴대폰 유통은 통신사(KT LG유플러스)와 통신사 관계사(SK네트웍스)가 대부분을 담당한다. 통신사 가입자 예측에 따라 이들이 짧으면 주 단위 길게는 월 단위로 제조사에 주문을 넣고 제조사는 이를 바탕으로 부품을 구매하고 만들어진 제품을 납품한다. 신제품 출시 계획은 통신사와 제조사가 공유한다. 신제품 출시를 전후로 기존 제품 물량을 조절하기 위해서다. 물량 조절은 주문 축소 또는 판가 인하로 이뤄진다.
양사 신제품 부진 원인은 이런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통상 통신사와 통신사 관계사의 주문량은 개통량의 2~3배 규모다. 인기 모델은 이보다 많은 양을 주문한다.
당초 올 상반기는 통신 3사의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 경쟁이 극대화 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1월부터 3월 중순까지 통신 3사 순차 영업정지에도 불구 번호이동은 예년을 크게 웃돌았다. 주문도 폭주했다.
하지만 정부가 3월 중순부터 휴대폰 보조금 단속을 강화하고 이를 지금까지 유지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일시적 충격으로 여기고 SK네트웍스와 KT LG유플러스가 주문을 줄이지 않은 것이 화근이 됐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팬택은 새로 공급을 할 수밖에 없는 제품과 적정 재고 유지를 위해 가격을 낮췄지만 보조금이 워낙 줄어 신제품 판매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양사는 LG전자처럼 통신 계열사 LG유플러스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운신의 폭이 상대적으로 좁다.
LG전자는 2분기 KT로 ‘옵티머스GK’를 공급하기는 했지만 수량이 적어 재고 문제를 피할 수 있었다. 다만 제조 3사 전체 점유율은 그대로인데 특정 통신사에서 특정 제조사 제품이 많이 판매되면서 생기는 시장 왜곡은 갤럭시S4와 베가아이언에는 또 다른 악재다. 신제품 마케팅을 강화하는 방법이 있지만 이럴 경우 기존 제품이 악성 재고가 될 수 있다.
제조사 관계자는 “기존 제품 재고가 적정 수준까지 떨어지기 전까지는 뚜렷한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라며 “그나마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희망적이지만 자칫 하반기 신제품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여러 방향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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