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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LTE 기술, 세계 철도통신 시장 주도권 잡을까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글로벌 철도무선통신망 시장에서 국내 LTE 기술이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세계 철도무선통신망의 표준 역할을 하는 기술은 GSM-R(GSM-Railway) 방식이다. 유럽의 상당수 국가가 GSM-R을 도입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도 중국, 인도의 경우에도 GSM-R 방식의 국가 철도전용 통신망 구축이 진행되고 있다.

반면, 국내 철도무선통신망은 TETRA, VHF, TRS-ASTRO 3가지 방식이 혼용돼 있다. 게다가 도시철도 제어시스템은 무선 기술이 아닌 대부분 지상신호를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유럽이 이동통신 기술인 GSM을 바탕으로 GSM-R을 도입한 것과 달리 우리는 이동통신 기술이 CDMA 기반이어서 GSM-R 도입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다.

이에 2003년 발생한 대구지하철 참사를 계기로 국가통합지위무선통신망 사업에 철도무선설비 연동을 추진했지만 무산됐다. 여전히 다양한 기술의 혼재와 수신호로 인해 비효율성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통신설비 및 신호시스템에 대한 해외 의존도도 상당히 높은 상황이다. 주파수 공용통신 설비의 경우 국산화 비율은 제로다. 역무용 통신설비나 차상신호시스템 등 다양한 철도 무선통신망에 대한 기술을 갖고 있지만 실제 제어장비나 통신설비에 대한 핵심 기술과 설비는 국산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차세대 철도무선통신망 기술이 LTE 기반으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국내 철도무선통신망의 진화와 함께 세계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철도 무선통신 기술의 진화는 단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철도 무선통신 기술은 GSM-R과 TETRA가 양분하고 있다. 시장의 주도권은 GSM-R이 잡고 있다.

철도에서 LTE가 이슈가 된 것 역시 GSM 기술의 진화 버전인 LTE가 GSM-R의 진화모델로 적합하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다. 때문에 알카텔루슨트, 노키아지멘스 등 주요 GSM-R 사업자들도 LTE-R 개발에 앞서 LTE가 고속열차환경에서 적합한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LTE-R(Long Term Evolution-Railway)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연구원과 삼성은 전남 무안군 일로역에서 영암군 대불역을 잇는 대불선 구간에서 LTE-R을 시험 구축하기도 했다.

여기에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 원주, 강릉 구간에 LTE-R을 적용한 지능형 철도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세계 철도 무선통신망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필두로 국내 통신기술의 수출도 기대되고 있다.

다만, 국내 LTE-R 기술이 해외 철도통신 시장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숙제가 남아있다.

우선 삼성전자의 지속적인 연구개발 노력이 담보돼야 한다. 그동안 다른 기업들이 철도통신기술 연구에 나섰지만 지난해부터 삼성전자가 주도세력으로 부상했다. 특히, 국제철도연합 등 해외 시장에 삼성전자의 지분, 인맥들이 없다는 점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여기에 전문가들은 철도 무선통신망 구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인 만큼, 테스트 기간을 충분히 갖지 않고 상용화에 나설 경우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호흡을 길게 가져갈 것을 주문하고 있다.

정보통신산업연구원의 김사혁 연구원은 "철도운행을 멈추고 공사하는 것이 아니라 한 밤 중에 공사하고 테스트해야 하는데 시뮬레이션이 아니라 실제 기후변화에 맞춰서 해야 한다"며 "세계적으로 LTE-R 상용화 시점은 2020년으로 보고 있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이라고 밝혔다.

철도망 사업은 내년 8월까지 4단계로 진행되며 전체과제 예산은 500억원 수준이다. 현재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정부가 지나치게 앞서서 기술을 적용하려고 하는데 일본의 경우 시스템을 정비하는데만 16년이 소요됐다"며 "2017년까지 개발해도 굉장한 성공인 만큼, 안전을 위한 테스트에 소홀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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