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인텔과 엔비디아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장의 ‘강자’인 퀄컴과 삼성전자에 도전한다. 두 업체는 올 연말 신형 모바일 AP를 선보인다. 양사는 내년 상반기 중 해당 칩이 탑재된 스마트폰이 공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톰 킬로이 인텔 수석부사장<사진>은 4일 개막한 컴퓨텍스 타이페이 전시 기조연설에서 “내년 MWC에 신형 아톰 프로세서(코드명 메리필드)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첫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메리필드는 실버몬트 아키텍처가 적용된 시스템온칩(SoC) 형태의 스마트폰 AP다. 인텔은 이 제품을 스마트폰용 아톰 프로세서라 부른다. 22나노 3D 핀펫(FinFET) 생산 공정과 저전력 실버몬트 설계 구조가 적용됐다. 인텔은 메리필드의 성능이 전 세대 아톰 대비 최대 3배 높고 전력소모량은 5분의 1로 낮다고 설명했다. 각종 센서로부터 받는 정보를 종합해 정황을 인식(contextual awareness)할 수 있도록 센서 허브도 포함하고 있다.
인텔은 내년 초 음성통화 기능을 탑재한 롱텀에볼루션(LTE) 통신 모뎀칩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이렇게 되면 스마트폰을 위한 핵심 솔루션은 모두 보유하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인텔은 2010년 독일 인피니언의 무선통신 사업을 인수, 스마트폰의 핵심 칩 가운데 하나인 모뎀 기술을 확보한 바 있다. 이미 인텔의 3G 모뎀칩은 삼성전자 갤럭시S4 해외 버전에 탑재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에 강점을 둔 자사 모바일 AP ‘테그라’에 3G 및 4G LTE 통신 모뎀 기능을 내장한 테그라4i를 올 하반기부터 양산한다. 엔비디아는 지난 2011년 통신 반도체 업체인 아이세라를 인수했다. 테그라4i에 통합된 모뎀 기능은 아이세라의 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컴퓨텍스 전시가 열리는 대만 타이페이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올 4분기 샘플을 제공하면 내년 상반기에는 신형 엔비디아 테그라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 AP 시장 규모는 7억7740만개(통신기능통합AP+순수AP). 1, 2위 업체는 퀄컴(32.3%)과 삼성전자(27.2%)였다. 인텔과 엔비디아의 점유율은 각각 0.3%, 1.5% 수준으로 모바일 AP 시장에선 그야말로 ‘변방’ 업체들인 셈이다.
그러나 PC용 CPU 및 GPU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인텔과 엔비디아의 기술 수준이 만만치 않아 주요 업체들이 이들의 스마트폰 시장 침투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텔은 앞선 미세 생산 공정을, 엔비디아는 고성능 GPU를 장점으로 내세운다. 이미 인텔의 32나노 아톰칩(클로버트레일+)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부(무선사업부)로 공급, 신형 태블릿 갤럭시탭3 10.1에 탑재되는 성과를 냈다.
한편 퀄컴은 인텔의 텃밭인 윈도 생태계로 본격 진입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퀄컴은 자사 최상위 모바일 AP인 ‘스냅드래곤 800’이 MS의 새 운영체제인 윈도 RT 8.1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스티브 모렌코프 퀄컴 최고운영책임자(COO)는 5일컴퓨텍스 전시회의 부대 행사로 열린 서밋 포럼에서 스냅드래곤 800을 탑재한 윈도RT 8.1 태블릿의 레퍼런스 디자인을 공개하기도 했다. 모렌코프 퀄컴 COO는 “퀄컴 스냅드래곤 800 프로세서를 탑재한 윈도RT 8.1 기반의 태블릿은 연내 시장에 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타이페이(대만)=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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