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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S에 이어 MDU 논란…케이블-위성 또다시 힘겨루기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KT스카이라이프가 공동주택 등 건물의 구내통신망을 통해 전송하는 MDU(multi-dwelling unit)방식 서비스를 추진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MDU란 공동주택 등 건물의 구내통신망을 통해 각 가정에 방송신호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KT스카이라이프는 DCS(Dish Convergence Solution)가 위법 판단을 받아 법개정을 통해 서비스가 가능해진 만큼, MDU 방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KT스카이라이프는 부산 등 일부 지역 5~6개 공동주택과 협의를 거쳐 MDU 방식의 접시 없는 위성방송 시험 서비스를 시작했다.  

문제는 이 MDU 서비스가 위법 판정을 받은 DCS와 별반 차이가 없다는 데 있다. KT스카이라이프는 DCS는 접시 없는 위성방송으로 방송과 통신기술의 결합이라는 논리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방통위는 DCS에 대해 위성방송 역부에서 벗어났을 뿐 아니라 사실상 IPTV 서비스 형태인 것으로 판단했다. MDU 역시 최종 신호를 IP로 전달하는 만큼, 큰 틀에서는 DCS와 유사해 보인다.

지난해 DCS가 많은 논쟁을 낳자 방통위는 융합서비스가 보다 원활히 등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법률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 결과 불법 논란은 어느 정도 해소했지만 현행법 상 DCS는 여전히 불법 서비스다.

하지만 KT스카이라이프는 법 개정 이전 MDU 서비스를 강행하기로 결정하면서 또 다시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당장 케이블TV 업계는 MDU 서비스와 DCS는 동일한 서비스라며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DCS의 경우 KT 전화국사에서 위성방송 신호를 받아 IP 신호로 가정까지 방송을 전달하는 형태다. MDU가 다른 점이 있다면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설치된 교환시설에서 위성신호를 IP호 바꿔 가정에 방송신호를 전달하는 것이다. 하지만 가정에 IP로 최종적으로 전달되다보니 DCS와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이 케이블TV 업계의 주장이다. 법개정 이후에 DCS 서비스가 가능한 만큼 MDU 역시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MDU는 지난해 방통위로부터 불법판정을 받은 DCS와 거의 동일한 형태의 서비스”라며 “불법 서비스 제공에 대한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IPTV 매체를 보유한 KT가 굳이 위성방송을 IPTV 형태로 제공하려는 것은 유료방송 가입자 점유율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미래부에서 유료방송 시장의 공정경쟁 정책을 시급히 마련해 규제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KT스카이라이프는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공동주택까지 위성신호가 도달하고 그 안에서 IP로 전송되는 것이기 때문에 DCS와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문재철 KT스카이라이프 사장은 26일 기자들에게 “방통위가 MDU 서비스를 하지 말라고 한 적이 없다”며 “방통위가 사법기관은 아니며 새로운 서비스 진화를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KT스카이라이프가 3월 중에 MDU 서비스를 정식으로 제공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동안 방통위에서 DCS 등을 처리해왔지만 앞으로 미래창조과학부가 관련 업무를 담당하기 때문이다.

미래부가 지각 출범하면서 전반적으로 방송통신 정책은 어수선하다. 공무원 인사도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특히, 정부의 융합서비스 대응이 늦은 점도 있지만 KT스카이라이프가 OTS나 DCS 등을 통해 분쟁을 많이 일으켜 방통위를 상당히 피곤하게 했고 서비스를 강행했던 DCS는 얼마 못가 불법판정을 받기도 했다. 관련 법개정이 이뤄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또 다시 유사한 서비스로 분쟁을 일으킬 경우 담당 공무원들이 좋게 볼리가 만무하다.

MDU가 제2의 DCS 사태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결국 정부의 조속한 융합서비스에 대한 근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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