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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소 취하 제안, LG전자 “보상하라” 뭘? ‘이상한 소송’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원고가 특허침해 소송을 취하하겠다는 제안에 피고가 “보상하라”고 나서는 ‘이상한 소송전’이 펼쳐지고 있다.

삼성과 LG간 벌이고 있는 디스플레이 관련 특허 소송 얘기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2월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를 상대로 제기한 액정표시장치(LCD) 특허 침해 손해배상 소송에서 LG전자에 관한 부분을 취하키로 결정하고 이 같은 제안 내용을 전달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측은 특허 소송 당사자(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간 협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2월 서울중앙지법에 LG디스플레이 및 LG전자를 상대로 PLS(Plane to Line Switching) LCD 패널 특허(7개) 침해 금지 및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앞서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9월 서울중앙지법에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를 상대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설계 특허(7건) 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소송 제기했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각각 LG전자와 삼성전자를 ‘피고2’로 끌어들였다. LG디스플레이는 자사 OLED 특허를 침해한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생산 및 판매 중단을 요구했고, 삼성디스플레이는 자사 PLS LCD 패널 특허를 침해한 LG전자 제품의 생산 및 판매 중단을 요구했다.

정부의 화해 중재로 삼성 측이 LG에 LG 측이 삼성에 건 기술 침해금지 가처분 소송 2건이 취하된 가운데 삼성 측은 ‘피고2’는 빼고 ‘피고1‘끼리만 얘기하자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LG전자 반응이 이상하다.

LG전자는 이날 ‘입장자료’를 내고 “난데없이 소송전에 끌어들여놓고 갑자기 대승적 결단이라며 취하 제안을 해온 것에 그 배경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취하 제안에 대해 충분한 검토를 가질 예정이나 이번 건과는 별개로 삼성디스플레이와 모회사인 삼성전자는 LG전자 특허에 대해 정당하게 보상을 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회사는 “삼성 측은 LG전자 특허를 무단으로 사용하면서 정당한 보상과 관련해 어떠한 입장 표명도 하지 있지 않아 유감스럽다”라며 “삼성의 LG전자 특허 사용에 대해 합리적인 협상에 임할 준비가 이미 되어있고, 삼성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삼성이 자사의 어떤 특허를 침해했는 지 정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향후 삼성 측이 대화에 나서지 않을 경우 소송을 진행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소송만이 능사는 아니고, 그럴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G전자가) 뜬금없이 무슨 소리를 하는 지 모르겠다”라며 “우리가 소를 취하겠다는 데 어떤 보상을 해달라는 건가”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LG전자가 이번 건을 통해 자사 특허 경쟁력을 입증하려는 게 아니겠느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물타기 혹은 노이즈마케팅 차원이라는 얘기다.

앞서 LG전자는 삼성전자 갤럭시S4의 주요 기능 중 하나인 눈동자 인식 기술이 자사 고유 특허라며 법적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는 내용의 입장자료를 낸 바 있다. 삼성전자는 하위권 업체의 노이즈 마케팅이라며 대응할 가치가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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