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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한국IBM 새 대표에 중국인 내정, 어떤 의미… 실적부진? 위상추락?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한국IBM이 중국IBM(GCG, Greater China Group)에서 글로벌비즈니스서비스(GBS)를 총괄하던 여성 임원을 13대 신임 대표로 내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된 중국IBM의 셜리 유-추이(Shirley Yu-Tsui) 부사장은 지난 15년 간 중국과 아태지역에서 IBM의 매니지드 비즈니스 프로세스 서비스(MBPS)와 전략 및 비즈니스 개발 등의 업무를 담당했던 인물이다.

 

앞서 지난 2004년에는 중국 내 ‘톱10’ 여성 전문 관리 리더, 2005년에는 올해의 중국 IT 서비스인 등의 상을 수여받는 등 IBM 아태지역 내에서 인정받는 인물임은 확실하다.

특히 한국인이 아닌 외국인이 한국IBM의 대표로 내정됐다는 점에서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전해진다.

 

물론 그동안 아태지역본부에서 한국IBM의 신임 대표를 물색하고 있다는 소문은 계속해서 돌았으나, 실제 한국과는 아무 연관이 없는 중국인 대표가 선임되자 내부 직원들도 크게 의아해 하고 있는 것.

지난 1967년 한국지사가 설립되고 1991년 9대 사장인 오창규 사장의 취임 이후, 한국IBM의 한국인 CEO 체계는 계속해서 지속돼 왔다. 2004년 공공기관 납품비리 파문으로 약 1년여 간 IBM 본사에서 관리형 CEO 형태로 토니 로메로씨를 잠깐 파견한 적이 있지만 곧 이휘성 대표가 취임하면서 2005년부터 8년 간 한국IBM을 이끌어 왔다.

그렇다면 왜 IBM은 중국인을 한국IBM의 신임 수장으로 선임했을까.

올해 창립 46주년을 맞이하는 한국IBM은 그동안 다양한 풍파를 겪어왔다. 가장 최근인 지난 2011년에는 농협의 전산 마비사태가 터지면서 다소 곤란한 상황에 처하기도 했지만 사실상 IBM에 책임 소재를 묻기에는 미흡한 부분이 많았다.

지난해에는 한국IBM의 아이로그(ILOG) 총판업체인 KSTEC이 밀어내기로 인한 재고 판매를 못하게 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역시 가장 큰 원인은 실적 부진에서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IBM은 지난 2011년 이후 계속해서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문책성 인사일 수 있다.
전통적으로 현지화 전략을 중시하는 IBM의 인사정책 기조를 봤을때 외국인 대표로 수장을 교체하는 것을 긍정적으로만 해석할 수는 없다.  


앞서 지난해 한국IBM이 공시한 2011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하드웨어와 비즈니스 컨설팅(글로벌비즈니스서비스) 사업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프트웨어사업 분야에서만 선전했다는 것이 내부의 평가다. 올해 역시 그다지 좋은 상황은 아닌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하드웨어 사업 중 IBM이 적지않은 공을 들이고 있는 메인프레임(시스템z)사업의 국내 실적 악화도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메인프레임의 주요 고객인 금융권에서 이를 유닉스 등으로 다운사이징을 계속해서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글로벌 IT회사의 한국 대표라는 자리가 통상적으로 흔히 생각하는 대기업 CEO처럼 큰 영향력을 갖지 않기때문에 
이번 인사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IBM  본사에선 한국IBM 내부인사도 고려했지만 마땅한 인물을 찾기 어려웠다는 소문도 들린다.

어찌됐든 한국IBM의 지난 46년 역사상 최초로 중국인, 그것도 여성이 됐다는 점에서는 앞으로의 행보를 보다 세밀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IBM이 한국 법인의 수장을 한국인이 아닌 외국인에게 맡긴 것은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보다는 저성장 기조에 빠진 한국의 시장 상황을 고려해 회사를 당분간 관리형 중심으로 운영하겠다는 의도로도 읽혀진다. 즉, 한국 시장의 위상이 떨어졌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한편 지난 8년 간 한국IBM을 이끌어 온 이휘성 대표는 IBM의 성장시장조직(GMU, Growth Market Unit)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확실치는 않다.

 

특히 박근혜 제18대 대통령 당선인과 서강대 동문이라는 점에서 지난해부터 계속해서 중용설이 나돌았으나 이 역시 아직까지는 풍문으로 존재할 뿐이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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