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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SW 동맹으로 오라클∙IBM 넘는다”

[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 소프트웨어 업계가 우리보다 잘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었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한 수 위라고 자부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일본에 방문했을 때는 우리가 트렌드에서 밀리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빅데이터 솔루션 포럼’을 이끌고 있는 와이즈넛 강용성 상무의 말이다. 강 상무는 지난 28일 판교 와이즈넛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15년 전에도 우리가 더 진보해 있었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그렇게 말하기 어려운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 상무가 말하는 ‘트렌드’는 ‘기술력’과는 다른 의미다. 과거에는 소프트웨어 영역에서 기술력, 기능을 두고 경쟁을 했고 이런 경쟁에는 우리가 밀리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경쟁구도가 바뀌어 버렸다. 강 상무는 “미국에는 개념에서 뒤쳐지고, 일본에는 적용에서 밀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 몇 년 동안 급부상한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등의 트렌드에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보니 국내에는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등을 제대로 활용하는 기업들이 거의 없다. 여전히 기업들은 유닉스와 오라클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를 활용한 사례들이 다수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음료수 자동판매기가 앞에 서 있는 사람의 얼굴과 옷차림을 파악하고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좋아할만한 음료수를 추천하는 식이다. 새로운 트렌드를 생활에 적용하는데 일본이 상당히 빨랐다는 것이다. 이런 적용에는 일본내 IT기업들의 역할이 컸을 것이다.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클라우드 컴퓨팅이나 빅데이터 등 최신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는 이유는 포인트 솔루션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특정 분야의 포인트 솔루션만으로는 클라우드나 빅데이터 등의 거대한 그림을 따라갈 수가 없다. 오라클이나 IBM과 같은 공룡 기업들은 필요한 솔루션을 인수해서 구멍 난 퍼즐을 맞출 수가 있지만,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이런 것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강 상무는 ‘빅데이터 솔루션 포럼’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빅데이터 솔루션 포럼은 국내 소프트웨어 솔루션 업체들의 조합으로 빅데이터라는 거대한 트렌드를 맞추자는 움직임이다. 한 회사가 빅데이터의 모든 영역을 커버할 수 없기 때문에 각자의 솔루션을 모아 연동해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의 흐름을 바라만 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강 상무가 주도하고 있는 ‘빅데이터 솔루션 포럼’은 이런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모임이다. ▲와이즈넛(텍스트마이닝∙검색) ▲야인소프트(분석) ▲투비소프트(UI) ▲큐브리드(관계형DB) ▲클라우다인(하둡) ▲한국키스코(시각화) ▲비투엔컨설팅(데이터모델링) ▲이노룰스(룰엔진 및 통계툴 R) 등이 뭉쳤다.


국산 업체들끼리의 동맹을 통해 비정형 데이터 수집 및 정형데이터의 품질관리, 성능관리, 이를 저장∙관리할 수 있는 오픈소스형 DB, 하둡 관련한 서비스와 이를 사용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분석(OLAP), 시각화 도구, 의사결정 도구 및 컴포넌트 등 빅데이터용 통합 프레임워크 및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싸이밸류(CyValue, Create your Value) 얼라이언스’라는 브랜드도 만들었다. 다음 달에는 메가존(퍼블릭 클라우드), 위드인터페이스(센서데이터수집) 등도 사이밸류 얼라이언스에 합류할 예정이다. 매달 모임을 통해 정보를 교류하고, 2개월에 한번씩 기술세미나를 개최한다.

강 상무는 “현재 사이밸류 업체들끼리 서로의 기술을 학습하고 있고, 연동할 수 있도록 API를 맞추고 있다”면서 “4~5개 업체는 이미 서로 연동된다”고 말했다.

강 상무는 “지금까지 IT에 많은 버즈워드가 있었지만 빅데이터는 이런 버즈워드와는 전혀 다른 바람이라고 보고 있다”면서 “IT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전환을 이루는 것이 빅데이터이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끼리의 동맹을 통해 오라클이나 IBM에 대항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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