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올해는 이렇다할 대형 IT사업이 없는 국민은행은 연말이 다가오면서 ‘스마트 사이징’으로 명명된 내부 과제에 매우 민감해 있다.
‘스마트 사이징’은 현재 주전산시스템인 IBM 메인프레임을 다른 프랫폼으로 다운사이징하거나 전환하는 것을 말한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 8월 IT본부내에 주전산기 기종 검토팀을 출범시킨 바 있다.
만약 이것이 현실화된다면 IBM으로서는 아마도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안에 꼽히닌 메머드급 레퍼런스를 상실하게되고, HP와 오라클 등 유닉스 벤더들은 생각지도 못한 비즈니스 기회가 될 수 있다. 당연히 IT업계가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이와관련 국민은행 IT본부 고위관계자는 “내년 6월 이전에 탈 IBM 할 것인지 여부를 최종 결정해야 한다. 내년 6월이면 기존 IBM과의 OIO 계약을 정확하게 2년 남겨둔 시점이다. 이 때부터 2년간 탈 IBM에 대비한 새로운 플랫폼을 준비해야 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내년 6월이면 이미 ‘탈 IBM’여부는 결정이 난 시점이고, 실제로는 그보다 앞서 내년 2~3월중에 IBM과의 OIO 사전협상을 통해 결과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내년초에 ‘탈 IBM’ 여부가 결정된다는 의미다.
국민은행은 IBM과 기존 OIO계약 만료시점인 2015년6월 이후에 대한 가격 협상을 내년 2~3월중 할 계획이지만 만약 여기에서 IBM으로 만족할만한 답변을 듣지 못하면 6월부터는 탈IBM을 위한 준비에 들어가겠다는 것이다.
기존 국민은행과 IBM간의 OIO협상을 통해 구매금액은 7년간 약 2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민은행이 현재로선 ‘탈 IBM’의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이 ‘리호스팅’(Rehosting)이다.
리호스팅은 기존의 애플케이션은 손대지않고 하드웨어 플랫폼을 유닉스 등 이기종 시스템으로 전환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리호스팅을 통한 시스템 개선효과가 분명하게 존재하지만 그동안 국내 금융권에서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리호스팅에 들어가는 비용 또한 적지않은데다 효과측면에서도 차세대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이다. 국내 금융권에서는 삼성생명이 지난 2000년대 중반 리호스팅 체제로 전환했지만 얼마 안가서 다시 차세대 프로젝트로 전환한 바 있다.
◆국민은행의‘리호스팅’전환, 실효성 있나= 오는 2015년6월에 OIO계약 만료시점에 IBM의 태도가 돌변하게 될 경우에 이렇다할 대응책이 마땅하기 없다는 것이 국민은행이 지금 분주한 이유다.
국민은행 입장에서는 막상 이렇다할 대안을 만들어놓지 않은 상황에서 만약 IBM이 제시하는 OIO가격을 그대로 들어줄 수 밖에 없다고 본 것이다.
언뜻보면 IBM이 코너에 물린 것 같지만 실제 맘음이 답답한 쪽은 국민은행이다. 만약 IBM이 내년 6월 이전에 국민은행측에 뚜렷한 답변을 해주지않으면 국민은행은 정말로 대안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예고했던대로 내년6월부터 향후 2년간 리호스팅을 준비하게된다면 그에 따르는 비용과 인력을 투입해야한다. 막상 IBM의 2015년6월 OIO 계약 갱신 시점에서 다시 저렴한 비용을 제시하게된다면 기존의 ‘탈IBM’노력은 무의미해질 수 있다. 리호스팅을 위한 많은 투자 노력에 대한 기회비용이 커지는 만큼 국민은행이 입는 손실은 커질 수 있다.
결국 현재로선 가장 바람직한 방향은 IBM측에서 국민은행이 원하는 답을 빨리 던져주는 것이다.
다만 최근 이러한 국민은행측 움직임에 대해 한국IBM측에서는 이렇다할 대응을 하지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IBM 본사 차원에서 의사결정을 내려야할 문제”라고 규정했다.
<박기록 기자>rock@dd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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